인력난 허덕이는 공공병원...의사 연봉 6억까지 치솟아

의사 '0명'인 지역 병원도 594곳...채용 연봉도 덩달아 올라

공공의료기관에 정원 미달 의사 수는 3563명으로 집계됐다. [사진=경실련 '공공의료 의사부족 실태 및 개선방안']
전국 공공의료기관에 의사 수가 3500명 넘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서 채우지 못한 수까지 더하면 4000명이 넘는 수준이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6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한 지역병원도 생겨났다.

3일 시민 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전국 공공의료기관과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217개(치과병원·한방병원 제외) 공공의료기관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기관은 91곳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의사 수는 3563명으로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 2831명, 지방의료원 309명, 보훈병원 109명, 국립중앙의료원 107명 순이었다.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도 1570곳 중 131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 배치돼야 하는 의사 최소인력은 1956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배치된 인력은 1466명에 불과해 555명이 부족했다.

전국에 의사가 한 명도 없는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도 594곳이나 됐다. 경북은 94곳, 전남 93곳, 전북 81곳, 경남과 충남은 각각 77곳에 의사가 없었다. 이 중 456곳은 비상근 의사가 순회진료를 했고, 한의사나 간호인력 등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31곳은 운영 자체를 멈췄다.

더불어 공공의료기관과 지역의료기관에 부족한 의사 수는 총 4118명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의사 채용 연봉 수준도 올라갔다.

지난해 전남 목포시의료원은 연봉 6억2000만원을 제시해 정형외과 의사 1명을 채용했다. 울진군의료원도 5억600만원으로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다. 올해 거창적십자병원은 구인에 거듭 실패하다가 연봉을 4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 후에야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었다.

경실련은 “정부는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단순히 의대 증원만으로는 부족한 지역필수공공의료 의사를 확보할 수 없다”며 “지역의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만성적인 의사 인력 해소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최소한으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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