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 "어른 냄새처럼 지독"...아이에게서 '암내' 난다, 왜?

비만, 성조숙증, 이른 사춘기 등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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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나다보면 어린 아이들에게서 '암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는 사춘기 이후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암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서도 풍기고 있는 것인데요. 왜 아이들에게서 암내가 흔해지고 있을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지나다보면 어린 아이들에게서 '암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는 사춘기 이후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암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서도 풍기고 있는 것인데요.

우리가 겨드랑이 암내라고 부르는 이 특이하고 강한 냄새는 정확한 단어로는 액취증입니다. 액취증은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에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액와(겨드랑이)에 이미 형성된 아포크린 땀샘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나타나죠.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포크린 땀샘은 몸의 겨드랑이, 음모, 유두, 배꼽 부위 등에 분포돼 있고, 전체의 약 95%가 양측 겨드랑이에 존재하죠. 하지만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 자체가 원인은 아닙니다. 피부나 겨드랑이에서 글리코겐이라는 끈적거리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생성하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가 발생합니다.

성호르몬 분비가 빨라진 아이들...비만, 이른 사춘기, 성조숙증과 관련 있어 

이 글리코겐이라는 물질이 암내의 지독함을 결정하는 것인데요. 어린이에게서 액취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나이와 상관없이 성호르몬이 나올 때 글리코겐이 함께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태아기부터 있던 아포크린선이 사춘기 때 증가되는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그 기능을 시작하고, 글리코겐이 분비될 만큼 성장발육이 빨라진 아이들에게서 냄새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뚱뚱해지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소아비만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숙을 빠르게 하고, 성조숙증의 원인이 됩니다.

부모들은 아이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나면 그 원인을 찾지 못해 당황하기도 하고, 액취증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액취증은 유전적 영향이 큽니다.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으면 자녀에게 생길 확률이 50%에 이릅니다.

만약 △아이가 흰옷 입을 때면 저녁 무렵 겨드랑이가 노랗게 변함 △다른 부위에 비해 겨드랑이 땀이 심하고, 축축하게 젖어 있음 △액취증과 연관성 있는 귀지가 평소 축축하게 젖어 있음 △직계 가족 중 액취증이 있는 사람이 있음 △액취증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친구나 가족들에게 들은 적이 있음 △냄새에 지나치게 민감해 의기소침해져 있음 등의 항목이 해당된다면 액취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서 냄새 덜 나게 하려면 △세균을 세척할 수 있도록 살균 비누를 사용 △냄새 안 나게 하는 약을 바를 때는 겨드랑이 부위를 청결히 한 후 사용 △향수를 직접 겨드랑이에 뿌리지 않음 △ 샤워를 자주 해서 청결을 유지한다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겨드랑이에 파우더를 살짝 뿌림 △사춘기 어린이가 겨드랑이 털이 났을 때에는 제모 필요 △충분한 수면 등의 수칙을 지키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서 암내가 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아포크린선을 파괴하거나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로 근원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적정 수술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어린이의 액취증이 수술을 해야 할 만큼 냄새가 심한지, 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냄새 때문에 학업에도 지장을 받는지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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