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 오리지널약과 카피약 어떻게 다를까?

[사진= Sargis Zubov/gettyimagesbank]
의약품에도 '카피'가 있다. 좋은 약이 개발돼 제품화되면, 이를 따라하려는 카피약이 등장한다.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카피약을 제약업계에서는 '제네릭 약물'이라고 부른다.

탈모약은 제네릭 약물이 많은 의약품에 속한다. 그렇다면 오리지널 탈모약과 제네릭 탈모약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제네릭, 오리지널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하면 특허를 인정받아 약 10~15년간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약물 출시가 가능해진다.

제네릭은 신약과 달리 임상시험 대신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생동성 시험)'을 거친다.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과 체내 흡수 속도, 흡수량 등 생체이용률이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험이다. 이를 통해 일정 범위 안에 들면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판단돼 정식 출시 및 판매가 가능해진다.

제네릭은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주성분과 함량을 갖고 있지만, 가격은 보통 오리지널보다 저렴하다. 이러한 이유로 대개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제네릭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탈모약, 제네릭만 200개…오리지널이 꾸준한 강세

탈모치료제는 제네릭이 많은 편에 속하는 의약품이다. 국내 탈모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의 경구용 치료제는 오리지널 약물이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 크게 2가지가 있다.

프로페시아는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후 2000년 국내에 출시됐고, 아보다트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뒤 2009년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탈모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단, 미국에서는 남성형 탈모에 허가를 받지 못해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만 사용되고 있다.

이후 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출시가 이어졌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제제가 현재 200개 가까이 될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구용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는 오리지널약인 프로페시아가 국내 출시 이래 지금까지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탈모 치료에서 이처럼 오리지널약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기간 탈모 환자를 진료해 온 모빈치의원 한미루 대표원장은 "탈모약은 한번 먹고 끊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약물보다 안전성(부작용 여부), 효능에 있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 보니 충분한 임상 연구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 받은 오리지널약을 선호하는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치료제 중 유일하게 5년, 10년의 장기 임상 연구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한국인 남성형 탈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피나스테리드의 장기적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한국인 남성형 탈모 치료에 적합한 옵션으로서의 가치를 재입증 받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 프로페시아는 한국인 남성형 탈모에 가장 흔한 유형인 M자 탈모를 비롯, 모든 탈모 유형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선택은 개인의 몫…불법 직구는 지양해야

오리지널 탈모약을 복용할지, 제네릭 탈모약을 복용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적어도 불법 유통되고 있는 제네릭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경구용 남성형 탈모치료제는 전문의약품에 속하기 때문에 의료진 처방 없이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입·복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또한, 의학적 진단과 올바른 복약지도가 생략되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미루 원장은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서 오리지널과 카피약 차이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전성이나 효능에서 차이가 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너무 불안하면 우선 오리지널 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자의적으로 직구 등을 통해 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건 반드시 피하라고 얘기한다"며 "탈모는 유형도 다양하고 유형별 치료법도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을 거치지 않고 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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