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 철회하라"

건강과대안, 시민과학센터,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한국생명윤리학회 등 9개 단체는 8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7일 청와대는 차관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20조 원에 달하는 국가 연구 개발(R&D)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해 4차 산업 혁명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 개발 지원과 과학기술 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명에 참여한 단체는 박기영 본부장이 과거 황우석 사건의 핵심 인물로 연구 부정행위의 당사자였음을 지적하며 박 본부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또 박 본부장 임명은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는 박기영 본부장을 놓고 과거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황우석 박사에게 256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2004년 <사이언스> 조작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황우석 박사의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동시에 연구 부정행위를 함께 저지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박기영 본부장이 "논문 조작 사건이 밝혀진 이후에도 반성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번 인사를 통해 황우석 박사의 부활이나 제2의 황우석을 만들고 싶은 계획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임명"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역사에 남을 만한 과학 사기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을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자리에 임명한 것은 촛불 민심이 요구한 적폐 세력 청산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은 신뢰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서 전문

박기영 전 보좌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라!

적폐 청산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

정부 과학기술 정책의 신뢰를 훼손할 인물

1. 8월 7일 정부는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하였다. 혁신본부장은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차관급이며 20조 원의 정부 연구 개발비를 심의 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우리는 이러한 자리에 황우석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박기영 전 보좌관을 임명한 것에 강력히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 박기영 전 보좌관은 황우석 사건의 핵심이자 배후였다. 황우석 박사가 전 세계를 상대로 과학 사기를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기영 전 보좌관은 황우석 박사에게 256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고, 복제 실험이 법률에 위반되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황우석 박사를 위해 금전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2004년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하여 국제 과학계의 비난을 받자, 생명윤리 문제에 자문을 해줬다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어떠한 기여도 없이 조작된 논문에 무임 승차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우석 박사의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동시에 연구 부정행위를 함께 저지른 것이다.

3. 논문 조작 사건이 밝혀진 이후에도 반성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았다. 박 전 보좌관은 황우석 사건 이후 관련자들이 법적, 행정적 처벌을 받았을 때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논문 조작의 책임을 연구원에게 돌리는 발언을 하였다. 이후 황우석 박사의 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하여 지속적인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 인사를 통해 황우석 박사의 부활이나 제2의 황우석을 만들고 싶은 계획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임명이다.

4. 이번 인사는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것이다. 역사에 남을 만한 과학 사기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을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자리에 임명한 것은 촛불 민심이 요구한 적폐 세력 청산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연구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특정 과학자를 비호하여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반성하지도 않는 인물이 세금으로 조성된 연구 개발 예산을 심의 조정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은 신뢰 받기 어려울 것이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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