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6일 (금)

복지부, 희귀질환 치료제 5종 건강보험 신속 등재 추진

약값 대비 효과 사전 평가 대신 환자 투여 뒤 실제 성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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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희귀질환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대상 약제 5종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환자 수가 적어 임상 근거를 쌓기 어렵지만 치료 대안이 없는 중증 환자가 치료제를 더 빨리 쓸 수 있게 하려고 마련됐다. 지금까지는 건강보험에 오르기 전에 비용효과성 평가, 즉 약값에 비해 효과가 충분한지 따지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이 평가를 등재 이후로 돌렸다. 등재 뒤에는 실제 임상 성과와 사전에 합의한 평가계획서에 따라 사후평가를 한다.

선정된 약제는 △전신 농포성 건선 치료제 ‘스페비고주’(레오파마) △뒤쉔 근디스트로피 치료제 ‘아감리현탁액’(넥세라파마코리아) △활성화된 PI3K 델타증후군 치료제 ‘조엔자정’(베르토코리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치료제 ‘칼소디주’(바이오젠코리아)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 ‘아이커보정’(입센코리아)이다.

대상 질환은 일반인에게 낯선 경우가 많다. 스페비고주가 쓰이는 전신 농포성 건선은 흔한 건선과 달리 온몸에 고름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며 갑자기 악화하는 희귀 유형이다. 이 약은 2023년 8월 성인 환자의 급성 악화 치료제로 허가됐다.

뒤쉔 근디스트로피는 근육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인 디스트로핀이 부족해 어릴 때부터 근육이 서서히 줄고 결국 걷기 어려워지며 심장과 호흡 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는 유전질환이다. 아감리현탁액은 지난 5월 식약처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활성화된 PI3K 델타증후군은 세포 안 신호 전달에 이상이 생겨 면역이 약해지고 중이염과 부비동염 같은 감염이 되풀이되는 유전질환이다. 조엔자정은 올해 7월 허가를 받았다.

칼소디주는 루게릭병 환자 가운데 3% 미만인 SOD1 유전자 변이 환자에게만 쓰는 약이다. 지난해 8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확증 임상 결과를 추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됐다.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은 간 속 작은 담관에 염증이 생겨 간에 흉터가 쌓이고 심하면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희귀질환으로, 주로 40~70세 여성에게 나타난다. 아이커보정은 지난해 7월 허가됐으며 기존 치료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쓰기 어려운 성인 환자가 대상이다.

복지부는 지난 6월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고 7~8월 참여 약제를 공모했다.

9~10월에는 제약사 자료 보완과 환자단체 간담회, 관련 학회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지난 4일 전문가와 유관 기관 담당자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가 제약사 대면 발표 심사를 거쳐 약제를 골랐다. 위원회는 질환의 중증도, 대체약제 현황, 치료 효과성, 사후평가계획, 사후평가 이후 환자 치료 보장 계획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선정된 약제는 사후평가계획서 보완과 이행약정서 제출을 거쳐 늦어도 2027년 1월까지 등재 신청을 마쳐야 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공고에 따라 정해진 약가와 예상 청구액을 적용하므로 더 신속한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주헌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향후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 등재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 시 중증 희귀질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2차 시범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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