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6일 (금)

“겨드랑이 혹, 암 전이인 줄 알았는데”…45세女, 가슴 보형물서 샌 실리콘

보형물서 나온 실리콘, 림프절에 쌓여 멍울 형성…세포 모양도 암과 비슷해 오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전이암으로 의심됐던 겨드랑이 혹이 알고 보니 가슴 성형 실리콘 보형물 때문인 것으로 드러난 국내 환자의 사례가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으로 의심됐던 국내 45세 여성의 겨드랑이 혹이 알고 보니 10년 전 넣은 가슴 실리콘 보형물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대 의대와 전남대병원 화순병원 의료진이 보고한 사례다. 여성은 약 1년 전 오른쪽 겨드랑이에서 멍울을 처음 발견했다. 최근 크기가 커지자 의료기관을 찾았다.

처음에는 ‘암 전이’ 진단…재검사에서 실리콘 흔적 발견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는 우선 가는 바늘로 멍울에서 세포를 뽑아 검사했다. 전문 진단기관에서 검체를 판독한 결과, 다른 부위에서 생긴 암이 겨드랑이로 퍼진 것으로 진단됐다. 여성은 암이 처음 생긴 곳을 찾기 위해 전남대 화순병원 종양 클리닉으로 의뢰됐다.

의료진은 초음파를 보면서 겨드랑이 림프절의 세포와 조직을 다시 채취했다. 림프절은 몸속 이물질과 병원체를 걸러내는 작은 면역기관이다. 검사에서는 실리콘으로 보이는 물질이 들어 있는 면역세포들이 관찰됐다. 암을 뒷받침하는 뚜렷한 세포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이 수술 이력을 추가로 확인하자 여성은 10년 전 양쪽 가슴에 실리콘 보형물을 넣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초음파와 MRI 검사에서 양쪽 보형물의 외피가 파열된 것이 확인됐다. 겨드랑이 림프절에도 실리콘이 쌓여 있었다. 가슴과 배 등 다른 부위를 살폈지만 암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종 진단은 ‘실리콘 림프절병증’이었다. 실리콘 림프절병증은 실리콘이 림프절로 이동해 쌓이면서 림프절이 커지는 상태다. 여성은 보형물의 누출과 파열을 추가로 평가받도록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됐다.

실리콘 든 면역세포, 암세포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보형물에서 나온 실리콘은 림프액이 흐르는 통로인 림프관을 따라 주변 림프절로 이동할 수 있다. 몸은 실리콘을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림프절이 커져 멍울처럼 만져질 수 있다. 유방 보형물과 관련된 경우에는 겨드랑이 림프절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번 사례에서 진단이 엇갈린 이유는 세포의 모양이었다. 실리콘이 든 면역세포가 일부 암세포와 비슷하게 보였다. 처음 검체를 판독한 기관에서는 여성의 보형물 수술 이력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의료진 논문에서 “실리콘 보형물 삽입 이력을 모르면 세포검사만으로 실리콘 림프절병증을 확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드물지만 겨드랑이 림프절이 커졌을 때 고려해야 할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 림프절병증은 통증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제거를 고려한다. 보형물의 파열과 누출은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가슴에 보형물을 넣은 적이 있다면 진료 시 수술 시기와 보형물 관련 이력을 알리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병리학 및 중개의학 저널(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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