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가 이륙한 지 약 20분 만에 59세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비행기는 고도를 낮춰 출발지 공항으로 돌아갔다.
의료진은 뇌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여러 뇌동맥 속 공기방울을 확인했다. 혈류를 타고 이동한 물질이 혈관을 막는 현상을 '색전증'이라고 한다. 공기가 혈관을 막으면 '공기색전증', 뇌혈관을 막으면 '뇌 공기색전증'이다.
영국 애버딘 왕립병원 흉부외과의 지반 프랜시스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외과 증례보고(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의료진은 남성의 폐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가슴 CT에서 오른쪽 폐 윗부분에 거대한 '폐기포'가 나타났다. 폐기포는 폐 조직 일부가 손상되면서 생기는 비정상적인 공기주머니다.
연구진은 비행기가 상승하면서 기내 기압이 낮아지자 폐기포 속 공기가 팽창해 주변 폐 조직이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 공기가 폐정맥으로 들어가 심장을 거쳐 뇌동맥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뇌혈관에 들어간 공기방울은 혈액의 흐름을 막아 뇌졸중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의식을 되찾았지만 오른쪽 팔다리에 가벼운 마비가 남았다. 이후 의료진은 재발 위험을 줄이려고 거대한 폐기포를 수술로 제거했다.
연구진은 비행 중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 드물지만 공기색전증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혈관 속 공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흡수되므로 CT 검사가 늦어지면 흔적이 사라질 수 있다.
공기색전증이 발생하면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의료진은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거나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특히 큰 폐기포가 있는 사람은 비행 전 호흡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다만 비행 중 이런 합병증이 발생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