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하루 한 갑씩 20년” 피운 사람의 신장⋯이식 실패 위험 29%↑

미국 연구진, 신장 이식 환자 8만8490명 분석⋯기증자 흡연 이력 있으면 위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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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자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이식 수술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한 적 있는 사람이 장기를 기증하면 이식 실패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한 갑의 담배를 20년 이상 피운 사람에게 이런 위험이 더 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8만8490명의 데이터를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장360(Kidney360)》에 1일 게재됐다.

담배 하루 한 갑씩 폈다면 이식 실패 위험 높아져

장기 이식은 기존 치료로는 회복이 어려운 손상이 나타난 장기를 건강한 장기로 대체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이다. 신장이나 간, 췌장, 심장, 폐 등 중요한 장기부터 각막·골수·뼈·피부 조직까지 다양한 형태의 장기 이식이 가능하다.

그런데 장기 기증을 받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거나, 이식된 장기 주변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겨 혈류가 차단되면 더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이식편 손실’이라고 한다. 통상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15%가 수술 후 5년 시점에 이런 현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2004~2022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는 기증자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수혜자들은 비흡연자에게 이식받았을 때와 비교해 이식편 손실 위험이 13% 높았다. 이식 수술을 받은 첫 해 급성 거부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약 18% 컸다.

특히 20갑년 이상의 고도 흡연자에서 이런 특성이 두드러졌다. 갑년은 흡연 이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1갑년은 하루에 한 갑씩 1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는 의미다.

20갑년 이상의 고도 흡연자에게 신장을 이식받았을 때는 비흡연자 대비 이식편 손실 위험이 29%, 이식 후 신장 기능에 투석이 필요할 정도의 이상이 생길 위험이 24%, 급성 거부 반응이 나타날 위험이 32% 높아졌다.

“여전히 이식은 소중한 기회⋯흡연 이유로 기증자 배제할 필요는 없어”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은 몸속의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면역 체계를 과하게 활성화한다. 또 담배 속 니코틴이나 타르 등의 유해 물질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내피세포(혈관과 장기 표면을 덮는 얇은 세포)의 손상을 유발한다.

기증자의 신장이 흡연에 장기간 노출되면 신장의 미세혈관들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져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이식 후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 신장 조직에 점진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마치 카네코 맥비 전문의는 미국과학진흥협회에 “장기 기증자를 평가하거나 상담할 때 흡연 이력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맥비 전문의는 흡연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환자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장 이식 자체가 환자에게 매우 유익한 치료 옵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 연구에서 금연했을 때 신장 기능이 유의미하게 회복된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며 “장기 기증 전 금연만으로도 이식 위험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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