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에게 특정 항체가 많이 생기면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 어렵고, 이식 후 거부반응 위험도 높아진다. 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이러한 항체의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면역 경로를 밝힌 연구로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은 신장내과 이한비 교수와 가톨릭의대 장기이식연구소 신유진 박사(공동 제1저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교신저자)가 참여한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주관 '2026년 제3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고 13일 밝혔다. 시상식은 지난 9월 30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인간백혈구항원(HLA)에 반응하는 항체다. HLA는 면역체계가 자기 몸의 세포와 다른 사람의 조직을 구별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수혈이나 임신, 이전 장기이식 등으로 HLA 항체가 많이 만들어진 상태를 '고도 감작'이라고 한다. 이런 환자는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 어렵고 이식 후 거부반응 위험도 높다.
연구진은 고도 감작 상태를 재현한 생쥐의 면역세포 약 1만8000개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으로 조사했다. 세포마다 어떤 유전자가 활발하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기술이다.
그 결과 항체를 만드는 B세포뿐 아니라 염증성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Th17 세포와 IL-17 신호전달 경로도 항체 형성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세포 사이에서 염증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이 HLA 항체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 결과는 2024년 6월 온라인 공개됐으며, 2025년 11월 《신장연구와 임상진료(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정식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신장이식 전 HLA 항체를 줄이는 '탈감작 치료'와 이식 후 거부반응 예방을 위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생쥐 실험 결과로, Th17·IL-17 경로를 억제했을 때 실제 환자의 항체가 감소하거나 거부반응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한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도 감작 환자의 면역 반응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