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9일 (월)

뇌전증 환자, AI와 대화하니 발작 오경보 80% 감소⋯모의 분석 결과

'내 뇌에 무슨 일이?' 물으면 AI가 답⋯여러 환자가 집에서도 쓰고 싶다고 먼저 요청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병상에 누운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뇌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미국 연구진은 뇌전증 환자가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며 발작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미지 AI 생성

뇌전증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인공지능(AI)과 대화하며 자신의 뇌 상태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환자가 AI의 발작 알림이 맞는지 알려주고, 이 정보를 활용해 발작 감지 프로그램을 다시 학습시키자 모의 분석에서 잘못된 경보가 약 80% 줄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 의대와 신경공학치료센터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에 이상이 생겨 발작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발작을 감지하는 장비는 뇌파를 분석해 이상 신호를 찾아내지만, 실제 발작이 아닌데도 경보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

연구진은 병원에서 연속 뇌파검사를 받는 성인 뇌전증 환자 13명에게 AI 대화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도록 했다.

환자가 밤사이 발작이 있었는지 물으면 AI가 뇌파 기록을 확인해 응답하는 방식이다. AI가 발작 의심 신호를 알리면 환자는 실제 발작이었는지, 잘못된 경보였는지, 확실하지 않은지를 선택해 답할 수도 있다.

환자와 AI가 주고받은 메시지는 총 1307건이었다. AI는 뇌파 정보 조회 요청 38건 중 35건을 정확히 처리했다. 환자들은 발작 의심 알림 58건 가운데 39건에 응답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의 답변을 활용해 발작 감지 알고리즘을 다시 학습시키고, 수집된 기록으로 성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잘못된 발작 경보가 80.9% 감소했다. 다만 이는 사후 모의 분석 결과로, 실제 환자에게 개선된 알고리즘을 적용해 확인한 효과는 아니다.

환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참가자 13명 중 5명이 연구진의 권유 없이 먼저 집에서도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교신저자인 브라이언 릿 교수는 "환자는 센서가 직접 측정하지 못하는 질병의 측면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경험을 AI에 알려주면 의료기기가 환자에게 더 잘 맞도록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입원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기 연구로, 발작 자체를 줄이는 효과는 아직 검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앞으로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발작 빈도와 중증도, 응급실 방문 등이 줄어드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심부자극 장치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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