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를 ‘잘 푼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코를 세게 풀었다가 귀가 먹먹해지거나, 몇 번을 풀어도 시원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법하다. 그런데 무려 49년 전, 이런 사소한 궁금증을 진지하게 연구한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코를 잘 풀 수 있을까’를 과학적으로 파고든 일본 연구가 올해 기발하고 재미있는 연구에 주는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1977년에 발표한 연구… 하늘에서 들은 수상 소식
4일 NHK와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26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 4년 전 별세한 운노 도쿠지 전 아사히카와 의대 명예교수의 연구가 의학상을 받았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 과학 유머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가 1991년부터 매년 ‘사람을 웃게 하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기발한 연구에 주는 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상을 받은 연구가 1977년 발표됐다는 것이다. 운노 교수는 무려 49년 만에 하늘에서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구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운노 교수는 코를 풀 때 나오는 숨의 속도와 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양쪽 코를 동시에 풀기보다 한쪽씩, 길게 푸는 것이 분비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시상식에서는 연구가 소개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코를 푸는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그게 제시한 ‘한 쪽씩, 세게 힘주지 않고 코 풀기’는 지금도 유효할까. 국내 이비인후과 전문의 역시 비슷한 방법을 권했다.
한꺼번에 세게 풀면 귀가 먹먹… 어린이는 더 조심해야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코와 귀는 ‘이관’이라는 얇은 관을 통해 연결돼 있다”며 “코를 아주 세게 풀면 압력이 귀로 전달돼 고막이 ‘뻑’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귀가 먹먹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어린이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이관이 짧고 굵기 때문에 코감기가 중이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원장은 “코를 푸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양쪽 코를 한꺼번에 세게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코를 잘 푸는 핵심은 ‘세게’가 아니라 ‘한 쪽씩 부드럽게’다. 이 원장은 “코를 풀 때 양쪽을 한꺼번에 꽉 막고 세게 풀지 말고, 한 쪽씩 번갈아 가며 불어내듯 부드럽게 푸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49년 전 연구가 제시한 방법과도 상당 부분 맞닿아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