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 수확이 이어지는 초가을, 고춧잎도 나물거리로 밥상에 오른다. 농촌진흥청도 이맘때 즐기기 좋은 식재료로 고춧잎을 소개하고 있다. 고추의 연한 잎을 따서 먹는 것인데,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뻣뻣했던 잎이 부드러워지고 특유의 향도 살아난다. 된장이나 고추장에 조물조물 무쳐 밥반찬으로 먹고, 데쳐 말려두기도 한다.
흔히 고추라고 하면 열매로 먹는 풋고추나 붉은 고추를 먼저 떠올리지만, 고춧잎에도 칼슘과 베타카로틴, 비타민C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나물부터 저장 음식까지 두루 활용하기 좋은 고춧잎의 영양성분과 먹는 법을 알아본다.
베타카로틴 듬뿍…눈부터 피부·점막 건강까지
고춧잎에서 눈여겨볼 영양소 중 하나는 베타카로틴이다.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A로 전환된다. 어두운 곳에서 눈이 적응하는 데 필요하며 피부와 점막을 형성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관여한다.
비타민C와 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다. 카테킨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비타민C 역시 항산화 작용을 하고 철의 흡수를 돕는다. 평소 고춧잎과 같은 녹황색 채소를 식단에 자주 활용하면 이 같은 다양한 영양소를 챙기는 데 도움이 된다.
칼슘 풍부한 잎채소…뼈·치아 건강에 도움
농진청 자료에 따르면 고춧잎은 칼슘이 풍부한 잎채소다. 흔히 칼슘이 많은 식품으로 우유나 유제품을 떠올리기 쉬운데, 고춧잎과 같은 채소도 칼슘 보충에 활용할 수 있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신경과 근육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도 관여한다.
칼륨도 함유하고 있다. 칼륨은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관여하고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특히 한국인은 국이나 찌개, 장류, 젓갈을 즐겨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지기 쉽다. 이럴 때 고춧잎 같은 채소를 통해 칼륨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살짝 데쳐 조물조물…나물부터 전·장아찌까지
제철 생 고춧잎을 가장 간단하게 먹는 방법은 고춧잎나물이다. 억센 줄기나 상한 잎을 골라내고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데친 뒤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 다음 된장이나 국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들기름 등을 넣어 무치면 된다. 고추장이나 된장을 이용해 조금 진하게 무쳐도 고춧잎 특유의 풋풋한 향과 잘 어울린다.
고춧잎을 말려서 건나물로 만들면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다. 데치고 헹군 고춧잎의 물기를 짠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뒤집어가며 말리면 된다. 잘 말린 고춧잎은 필요할 때 불려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 먹을 수 있다.
제철 고춧잎은 김치나 장아찌 등 오래 두고 먹는 저장 음식으로 활용돼 왔다. 또 고춧잎 지짐이, 고춧잎 조갯살전, 고춧잎 골뱅이무침 등으로 색다르게 즐길 수도 있다. 전이나 지짐이를 만들 때 넣으면 고춧잎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살아난다. 골뱅이처럼 쫄깃한 재료와 새콤하게 무치면 향긋한 고춧잎과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진 별미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