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가까이 눈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든 여성이 눈꺼풀의 기름샘이 막히는 만성 안질환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아이다호주에 사는 세라 코세키(41)는 18세 때부터 진한 눈 화장을 즐겼으며, 밤늦게 귀가하면 화장을 지우지 않은 채 옆으로 누워 자곤 했다.
그러다 37세였던 2021년 멕시코 여행 중 시작됐다. 눈꺼풀이 눈에 벨크로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억지로 눈을 뜨자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왔다. 귀국 후 병원을 찾은 세라는 각막 표면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증은 이틀 동안 이어졌고, 회복까지 2주가 걸렸다.
당시 의사는 유전이나 노화에 따른 안구건조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각막 손상이 약 3개월마다 반복됐다.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세라는 24~48시간 동안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겪었다. 운전과 일을 하지 못했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도 힘들었다.
2022년 양쪽 눈에 다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자 세라는 각막 질환 전문의를 찾아갔다. 의료진은 마이봄샘을 촬영한 뒤 ‘마이봄샘 기능장애(MGD)’를 진단했다. 담당 의사는 화장품이 눈꺼풀 기름샘의 입구를 오랫동안 막으면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라는 진단 후 눈 밑 컨실러를 제외한 눈 화장을 끊었다. 아직도 하루 6차례 안약을 넣고, 아침저녁으로 눈 주변을 씻으며 온열 안대와 안연고를 사용하고 있다.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각막 손상에 따른 통증이 약 75% 줄었고, IPL 치료를 받은 뒤에는 18개월 동안 각막 손상이 재발하지 않았다.
세라는 “젊을 때 눈두덩에 진한 화장을 즐겼고, 눈 점막에도 아이라인을 그렸었다”며 “옆으로 누워 자면서 한쪽 눈을 베개에 비벼 화장품을 눈 안으로 밀어 넣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막 손상은 운전도, 일도, 보는 것도 어렵게 만든다”며 “다시 겪느니 차라리 출산을 한 번 더 하겠다”며 화장한 채로 잠자리에 드는 것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눈물의 ‘기름막’이 마른다…마이봄샘 기능장애란?
마이봄샘(눈꺼풀판샘)은 위아래 눈꺼풀 안쪽에 줄지어 있으며, 눈물막의 가장 바깥을 덮는 기름 성분을 분비한다. 이 기름막은 눈물이 너무 빨리 증발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마이봄샘 입구가 막히거나 분비물의 양과 성질이 달라지면 눈물이 쉽게 마르고 안구 표면에 염증과 손상이 생긴다. 마이봄샘 기능장애가 증발성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증상은 눈이 뻑뻑하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 화끈거림, 충혈, 가려움, 눈부심, 눈의 피로 등으로 나타난다. 눈물막이 고르게 유지되지 않으면 시야가 간헐적으로 흐려지고 눈을 몇 차례 깜빡인 뒤 다시 선명해지기도 한다.
상태가 심해지면 각막 상피가 벗겨지는 미란이 생겨 통증과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자고 일어날 때 눈꺼풀이 달라붙거나 눈을 뜨기 힘든 증상도 안구 표면이 심하게 건조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발병에는 나이, 호르몬 변화, 눈꺼풀염, 주사 피부염, 건선, 콘택트렌즈, 일부 녹내장 안약과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 등이 관여할 수 있다. 눈 화장품도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마이봄샘 입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잔 습관만으로 해당 질환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이라인을 속눈썹 안쪽 점막에 그리거나 화장품이 남은 상태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진단할 때는 눈꺼풀 가장자리와 마이봄샘 입구를 살피고, 눈꺼풀을 눌러 분비물이 잘 나오는지를 확인한다. 눈물막이 깨지는 시간, 각·결막 염색검사, 마이봄샘 촬영 등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 인공눈물 사용부터 시작하며 상태에 따라 항염증 점안제, 경구 항생제, 마이봄샘 가열·압박 치료나 IPL을 고려한다. 온찜질과 시술은 환자의 눈 상태에 맞춰야 하며, 티트리 오일이나 마취 점안액을 임의로 눈에 넣어서는 안 된다. 심한 통증이나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나타나면 각막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