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5일 (화)

금속 가공업체서 13년 일한 근로자 ‘폐암’ 사망… 법원 판단은?

밀폐된 작업장, 금속분진·절삭유 미스트 노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A씨는 금속 가공업체에서 약 13년간 금속 절단과 연마 작업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작업장에서 13년 넘게 금속분진에 노출된 근로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금속을 자르거나 갈 때 공기 중에 생기는 가루인 금속분진이 폐암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판단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사망한 근로자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금속 가공업체에서 13년 4개월 동안 금속 절단과 연마 작업을 하면서 금속분진과 절삭유 미스트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절삭유 미스트는 금속을 자르거나 갈 때 사용하는 기름이 작은 입자로 변해 공기 중에 퍼지는 것이다.

작업장은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었고, A씨는 마스크 등 별도의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장기간 이어진 금속분진과 절삭유 미스트 노출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근로자가 장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폐 건강 위협하는 작업 환경과 대응 방안

금속분진·용접 흄이 발생하는 작업장=금속을 자르거나 갈고 연마하는 작업에서는 미세한 금속분진이 발생한다. 용접 과정에서는 금속이 고온에서 녹고 증발하면서 흄이라는 초미세 입자가 생길 수 있다. 이 입자들은 코와 목을 거쳐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에 따르면 금속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미스트는 호흡기를 자극해 기침, 목 따가움, 숨참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금속 화합물과 용접 흄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과 폐암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에서는 국소 배기장치를 작업 지점 가까이에 설치하고, 작업장 전체 환기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석면이 남아 있는 오래된 건축물=석면은 과거 건축자재와 보온재, 슬레이트 등에 사용됐다. 자재가 온전할 때는 문제가 적지만, 철거하거나 자르고 부수는 과정에서 석면 섬유가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석면 섬유는 호흡기를 통해 폐에 들어갈 수 있으며, 노출 후 질환이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석면은 폐암과 악성중피종, 석면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 석면이 의심되는 자재를 일반 근로자가 직접 자르거나 부수지 말고, 전문업체를 통해 조사와 제거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돌·콘크리트·인조석을 가공하는 곳=돌이나 콘크리트, 벽돌, 인조석을 절단하거나 연마할 때는 실리카(모래나 암석에 들어 있는 이산화규소)가 포함된 분진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설 현장과 석재 가공 작업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분진을 장기간 들이마시면 규폐증이 생길 수 있고, 폐 기능이 떨어지거나 폐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마른 상태에서 자르거나 갈 때 분진이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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