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1일 (토)

식도 지름이 무려 11cm…음식 못 삼키던 80세男에게 무슨 일이

치료 없이 지낸 식도이완불능증 악화… 음식물 쌓여 폐농양과 영양실조까지 발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지름 11cm 크기의 식도 팽창과 잔류 음식물 찌꺼기를 보여주는 가슴 CT. 사진=큐레우스(Cureus)

음식이 지나가는 식도가 지름 11cm까지 늘어난 80세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남성은 음식과 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식도 안에 음식물이 오랫동안 쌓이면서 폐에 고름까지 생겼다.

미국 미시간주 맥라렌 그레이터 랜싱병원 내과 클레어 러셀 교수 연구진은 이 사례를 지난 26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남성은 2주 동안 음식과 물을 삼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 병원을 찾기 며칠 전부터는 사실상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는 과거 식도이완불능증을 진단받고 식도를 넓히는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음식이 걸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개 일주일 안에 좋아져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 아래쪽의 근육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병이다. 정상적인 식도는 음식이 들어오면 근육을 차례로 움직인다. 음식물을 위로 밀어 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병이 생기면 식도의 움직임이 약해진다. 위 입구도 충분히 열리지 않는다. 결국 음식과 침이 식도 안에 머물게 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생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 기능이 떨어지면 식도가 음식을 위로 밀어내지 못한다. 식도와 위 사이의 입구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 안에 쌓인다.

식도 안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 고름집 형성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남성의 식도는 최대 지름이 약 11cm였다. 식도 안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이 가득 차 있었다.

일반적으로 식도 지름이 6cm를 넘으면 거대식도라고 부른다. 식도가 10cm 이상 늘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오랫동안 식도이완불능증이 진행됐다는 뜻이다.

음식물 일부는 기도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식도에 쌓여 있던 음식물 일부가 다시 목으로 올라온 뒤 기도로 넘어간 것이다. 식도이완불능증으로 음식물이 위까지 내려가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오른쪽 폐에 여러 개의 폐농양이 생겼다. 폐농양은 세균 감염으로 폐 조직 안에 고름 주머니가 만들어진 상태다. 환자는 여러 종류의 세균에 감염돼 있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사례는 지름 11cm의 거대식도와 흡인으로 인한 폐농양, 영양실조가 함께 나타난 매우 드문 경우”라고 밝혔다.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잘못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흡인이 반복되면 폐렴이나 폐농양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풍선으로 좁은 부위 넓혀… 위에 영양 공급관 삽입

의료진은 환자의 기도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기관에 관을 넣었다. 식도 안에 쌓인 음식물이 시술 중 폐로 넘어갈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이어 내시경을 넣어 식도와 위가 만나는 좁은 부위를 풍선으로 넓혔다. 식도가 지나치게 늘어나고 휘어 있었다. 의료진은 엑스레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며 내시경이 위까지 안전하게 들어가도록 했다.

환자는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였다. 체중은 57.3kg이었다. 70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영양실조 기준보다 체질량지수가 낮았다. 의료진은 위에 영양 공급관을 삽입했다. 입으로 먹지 못해도 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폐농양 치료를 위해 6주 동안 항생제도 투여했다.

이후 남성은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됐다. 영양 공급관을 이용한 식사도 함께 이어갔다. 5개월 넘게 상태를 확인한 결과 임상적으로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

삼킴곤란 반복되면 저절로 좋아져도 검사 필요

식도이완불능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과 물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곤란이다. 먹은 음식이 다시 올라오거나 가슴이 아플 수도 있다.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식도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식도 근육의 힘도 더욱 약해진다. 음식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영양실조가 생길 수 있다.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폐 질환을 일으킬 위험도 커진다.

연구진은 “식도이완불능증은 서서히 진행되며 극심하고 되돌리기 어려운 식도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말기 거대식도가 생기기 전에 꾸준히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음식과 물이 반복해서 걸리거나, 식사 후 음식이 다시 올라오는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저절로 좋아졌다고 오랫동안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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