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쌍둥이 임신부터 해열제 걱정까지…임신부 질문 4가지에 답했다

모체태아의학회, 다태 임신·뇌성마비 원인·자궁 수술 후 임신·해열진통제 팩트시트 발표

대한모체태아의학회 제32차 학술대회 참가자들이 6월 20일 가족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쌍둥이를 임신하면 위험이 얼마나 커질까. 뇌성마비는 분만 과정의 문제만으로 생길까. 자궁 수술을 받은 뒤 임신을 준비한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임신 중 열이 나거나 통증이 있을 때 해열·진통제를 먹어도 될까.

대한모체태아의학회가 임신부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4가지 질문에 대해 공식 입장과 팩트시트를 내놨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제32차 학술대회를 열고 다태 임신, 뇌성마비 원인, 자궁 수술 후 임신, 임신 중 해열·진통제 복용에 대한 학회 공식 입장과 팩트시트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모체태아의학회 제32차 학술대회에 참가한 의료진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이번 학술대회는 의료진이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가족과 함께하는(Family Friendly)’ 콘셉트로 운영됐다. 학회는 진료 현장을 지키느라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던 의료진을 위해 자녀가 부모와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맞춤형 도시락을 지원했다.

'단일 배아 이식' 적극 권장

첫 번째 주제는 쌍둥이 등 다태 임신이었다. 난임 시술의 발달과 함께 다태 임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다태아 출생 비율은 2007년 2.7%에서 2023년 5.5%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태 임신은 조산이나 신생아 집중치료실 입원 등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을 동반할 수 있다.

이에 학회는 대한보조생식학회와 함께 건강한 단태아 출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단일 배아 이식(Single Embryo Transfer, SET)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단일 배아 이식은 시험관아기 시술 과정에서 배아를 하나만 옮기는 방식이다. 임신 성공률을 고려하면서도 쌍둥이 임신 가능성을 낮춰 산모와 아기의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뇌성마비 원인, 분만 과정만으로 설명 못 해

뇌성마비 원인에 대한 학회의 공식 입장도 발표됐다. 고현선 가톨릭의대 교수는 뇌성마비를 분만 중 일시적 저산소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분만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일이 뇌성마비의 주요 원인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학·역학 연구에서는 산전 감염, 태반 기능 이상, 유전적 소인처럼 진통 이전부터 있었던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학회는 제대혈 산도 같은 일부 검사 수치만 보고 원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경과, 분만 당시 상황, 출생 뒤 신생아 상태까지 전체 과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이 산모의 불필요한 불안과 부담을 줄이고, 실제 원인을 더 신중하게 평가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궁 수술 후 임신, 계획 단계부터 상담 필요

자궁 수술 이력이 있는 임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설현주 고려대의대 교수는 고령 임신 증가와 함께 자궁근종절제술이나 자궁선근증감축술 이후 임신에 대한 상담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궁 수술을 받은 산모는 임신 중 자궁파열이나 유착태반 같은 합병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학회는 임신 계획 단계부터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임신 후에는 체계적인 산전 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난임 시술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에는 단일 배아 이식을 통해 임신과 출산 과정의 위험을 줄이는 방안도 상담할 수 있다.

임신 중 타이레놀 불안, 무조건 참는 게 답은 아냐

마지막 주제는 임신 중 해열·진통제 복용이었다. 최근 임신부들 사이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둘러싼 막연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 성분으로 알려진 해열·진통제다.

학회는 대규모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에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임신 중 약을 임의로 장기간 복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학회는 발열과 통증을 무조건 참고 치료를 미루는 것도 산모와 태아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정 용량 안에서 안전하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중신 대한모체태아의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이번 학술대회는 진료실 안팎에서 산모와 의료진이 겪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길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본 학회는 따뜻한 시선과 확고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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