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명 코미디언이자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63)이 나이가 들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두고 예상치 못한 설명을 들은 일화를 공개했다.
오브라이언은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 'Conan O'Brien Needs a Friend'에서 20~40대 때는 매우 강렬했고 추진력이 넘쳤는데 이제는 자신이 “더 현명해졌고 예전처럼 강렬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스스로 이런 변화를 감지한 그는 생전 장모이자 정신분석 치료사였던 파멜라 파월에게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장모는 “아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답했다고.
오브라이언은 “나는 그 변화를 모두 지혜 덕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장모는 몸속을 돌아다니는 ‘못된 주스(asshole juice)’가 줄었을 뿐이라고 하더라,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일화를 통해 남성 갱년기의 한 과정을 겪었음을 암시했다.
남성 갱년기는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성의 폐경처럼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돼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성과 활력, 성욕을 대표하는 호르몬이다. 많은 사람이 성욕 감소나 발기부전, 근육량 감소만 떠올리지만, 전문가들은 의욕과 경쟁심, 집중력, 감정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남성 건강 클리닉 ‘게임데이(Gameday)’의 남성건강최고의료책임자(CMO)인 할 모하메드 박사는 뉴욕포스트에 “테스토스테론은 성욕과 근육량에만 관련된다는 오해가 있다”며 “의욕과 경쟁심, 자기 주장, 감정적 반응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업직과 금융업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의 저테스토스테론 환자를 자주 진료한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박사는 오브라이언의 변화가 모두 호르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삶의 경험을 통해 성숙해졌을 가능성도 있으며, 나이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감소가 예전의 추진력을 조금씩 약화시켰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테스토스테론은 에너지와 성욕, 일부 행동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사람 자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성격 변화는 삶의 경험과 건강 상태,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약 500만 명이 저테스토스테론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테스토스테론은 30세 이후 매년 약 1%씩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일부 남성은 70세가 되면 가장 높았던 시기보다 수치가 최대 50%까지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40, 50대 남성의 30~40%가 테스토스테론 부족을 겪으며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한국인 50대 이상 남성, 절반 이상이 갱년기 증상 경험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남성갱년기학회 조사에서 국내 남성 중 갱년기 관련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50대 58%, 60대 84%, 70대 이상 89%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40대 남성의 27%, 50대의 31%가 남성 갱년기에 해당한다. 남성 갱년기와 관련된 증상을 경험하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아산병원 건강 정보에 따르면 남성 갱년기는 30대 이후 남성 호르몬이 매년 약 1%씩 서서히 감소해 발생한다. 여성과 달리 호르몬 저하가 완만하게 진행되어 노화로 치부하고 방치하기 쉬우나, 성 기능 저하, 만성 피로, 우울감, 복부비만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성 기능에 가장 먼저 문제가 발생한다.
성 기능이 떨어지고 피로가 지속되면 심리적 위축이 생겨 삶의 질도 크게 떨어뜨린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은 남성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3배 정도 높으며, 사망 위험도 약 33% 높다. 대인 관계 및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남성 갱년기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은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혈액 검사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0 ng/mL 이하일 경우 호르몬 보충 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에는 테스토스테론 연고와 패치, 주사제 등이 사용된다. 연고와 패치는 사용이 편리하지만 피부 자극이 생길 수 있고, 주사제는 효과가 오래 지속돼 널리 활용된다. 다만 호르몬 치료는 전립선 질환이나 적혈구 증가증 등 부작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므로 치료 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치료 중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