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6일 (일)

“혈관 막혀서 생긴다?”… 흔한 ‘이 뇌졸중’, 범인은 따로 있었다

에든버러대 연구팀, 열공성 뇌졸중 원인 규명… 큰 혈관의 지방 플라크 아닌 뇌 미세혈관 손상과 확장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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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허혈성 뇌졸중의 하나인 열공성 뇌졸중은 발병 과정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허혈성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으로 그동안 큰 혈관에 지방이 쌓여 혈류를 막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흔한 허혈성 뇌졸중의 하나인 열공성 뇌졸중은 발병 과정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 신경과학·심혈관질환연구소 조애나 워들로 교수팀과 영국 치매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열공성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이 큰 동맥의 지방성 협착보다 뇌 속 작은 혈관의 확장과 손상에 더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최근 발표했다.

열공성 뇌졸중(Lacunar stroke)은 뇌의 깊은 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미세한 관통 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이다. 연구진은 열공성 뇌졸중 또는 경증 비열공성 뇌졸중을 경험한 22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뇌졸중 직후와 1년 뒤 임상 검사와 인지기능 평가,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뇌졸중 유형과 소혈관질환의 진행 정도, 추적 기간 동안 새롭게 발생한 뇌 손상을 분석했다. 이어 큰 동맥의 지방성 협착과 뇌 속 동맥의 확장 및 길이 증가가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큰 동맥이 좁아지는 현상은 열공성 뇌졸중이나 소혈관질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혈관 협착은 다른 유형의 뇌졸중에서는 더 흔했지만, 추적 MRI에서 새로운 뇌 손상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반면 뇌 속 동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사람은 열공성 뇌졸중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았다. 혈관 확장은 소혈관질환이 더 심한 것과 연관됐으며, 뇌 손상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르고 증상이 없는 ‘무증상 뇌경색’ 발생 위험도 높았다.

실제로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의 4명 중 1명 이상에서 무증상 뇌경색이 새롭게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추가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표준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가 열공성 뇌졸중 예방에 기대만큼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열공성 뇌졸중은 큰 혈관의 지방 플라크가 아니라 뇌 미세혈관 자체의 손상이 원인이기 때문에, 기존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병변을 막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앞으로의 치료는 큰 혈관보다 뇌의 작은 혈관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열공성 뇌졸중 중재 연구 3(LACI-3)에서는 실로스타졸(cilostazol)과 이소소르비드 모노니트레이트(isosorbide mononitrate)가 추가 뇌졸중과 기억력 저하, 보행장애,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열공성 뇌졸중은 오래전부터 소혈관질환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소혈관질환의 배경에 큰 혈관의 지방 플라크보다 뇌 미세혈관의 비정상적인 확장과 손상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조애나 워들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열공성 뇌졸중이 큰 동맥의 지방성 폐색이 아니라 뇌의 작은 혈관 질환으로 발생한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며 “이 차이를 이해하면 기존 항혈소판제가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고, 미세혈관 손상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필요성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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