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제약사 입센이 미국 바이오기업 카토스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혈액암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다. 핵심 자산은 골수섬유증 환자를 겨냥한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 ‘나브테마들린’이다. 기존 표준치료제인 룩소리티닙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병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치료 공백이 큰 골수섬유증 분야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입센은 카토스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는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조건은 선급금 4억5000만 달러(약 7000억 원)와 향후 규제 승인 및 매출 목표 달성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13억 달러(약 2조 원)다. 전체 거래 규모는 최대 17억5000만 달러로, 약 2조7000억 원에 이른다.
룩소리티닙 한계 보완할까…골수섬유증 병용치료 주목
카토스는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나브테마들린을 개발해 온 임상 단계 바이오기업이다. 나브테마들린은 MDM2 억제제다. MDM2는 암 억제 단백질인 p53의 기능을 낮추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p53은 DNA가 손상된 세포가 계속 증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종양억제 단백질이다. 쉽게 말해 나브테마들린은 MDM2를 억제해 p53 경로를 다시 활성화하고,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생존과 증식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골수섬유증은 골수에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혈액 생성이 어려워지는 희귀 혈액암이다. 골수 기능이 떨어지면 비장 같은 다른 장기가 혈액 생성을 보완하려고 커지면서 비장비대가 생길 수 있다. 피로, 야간 발한, 체중 감소, 복부 불편감 같은 증상 부담도 크다. 일부 환자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할 위험도 있다.
현재 골수섬유증 치료에서 중요한 약제는 JAK 억제제인 룩소리티닙이다. 미국에서는 인사이트가 ‘자카피’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미국 외 지역에서는 노바티스가 ‘자카비’로 판매한다. 룩소리티닙은 비장 크기와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모든 환자가 충분한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입센은 이처럼 표준치료에 반응이 부족한 환자군을 나브테마들린의 주요 개발 대상으로 보고 있다.
카토스는 앞서 1b/2상 연구에서 나브테마들린을 룩소리티닙에 추가하는 병용요법으로 평가했다. 룩소리티닙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 19명 가운데 42%는 24주차에 비장 용적이 최소 25% 감소했다. 32%는 비장 용적이 최소 35% 줄었고, 32%는 총증상점수가 최소 50% 개선됐다. 총증상점수는 피로, 야간 발한, 복부 불편감 등 골수섬유증 환자가 겪는 주요 증상 부담을 종합해 평가하는 지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토스는 나브테마들린을 3상 임상시험으로 진입시켰다. 현재 진행 중인 POIESIS 3상 연구는 JAK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골수섬유증 환자 가운데 룩소리티닙 치료 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구는 나브테마들린을 룩소리티닙에 추가했을 때 룩소리티닙 단독요법보다 임상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주요 결과는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입센이 후기 임상 단계 혈액암 자산을 확보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나브테마들린이 3상 임상과 허가 심사를 통과하면 이르면 2028년 골수섬유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승인된 의약품은 아닌 만큼, 실제 치료 현장에 들어오기까지는 임상 결과와 규제기관 판단이 남아 있다. 카토스 인수는 2026년 3분기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