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원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불안한 시간은 의료진이 병실에 없을 때다. 회진과 정기 측정 사이, 환자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면 누가 먼저 알아차릴까. 한양대학교병원이 일반병상 전체에 인공지능(AI) 기반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구축한 이유다.
한양대병원은 대웅제약과 함께 특수병상을 제외한 일반병상 전체에 AI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 구축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병원은 지난 26일 본관 3층 HY이음홀에서 개소식을 열고 시스템 운영 현황을 공유했다.
씽크는 웨어러블 센서로 환자의 주요 생체신호를 확인하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심전도와 심박수, 호흡수, 산소포화도 등을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측정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의료진에게 알람을 보내 빠른 대응을 돕는다.
지금까지 일반병실에서는 의료진이 일정 시간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방식은 의료진의 직접 관찰이 중요하지만, 측정과 측정 사이에 생기는 변화를 바로 잡아내기 어렵다. 24시간 모니터링은 이 공백을 줄일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도 상태 변화를 더 촘촘히 살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호흡수와 산소포화도 변화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작은 변화라도 빨리 확인해야 필요한 처치를 앞당길 수 있다.
씽크의 심전도 감시, 심박 모니터링, 산소포화도 측정 등 일부 항목에선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적용된다. 환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건보 적용 범위 안에서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AI가 환자를 진단하거나 의료진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역할은 보조에 가깝다. 의료진이 환자 상태 변화를 더 빨리 보고, 실제 환자를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씽크는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AI 기반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대웅제약은 2024년 3월 씨어스테크놀로지와 국내 병원 공급 계약을 맺은 뒤 병원 공급을 확대해 왔다. 한양대병원이 도입함에 따라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씽크를 구축한 병원은 15곳으로 늘었다.
병원 AI의 쓰임도 달라지고 있다. 영상 판독이나 진단 보조에 머물지 않고, 입원 환자의 상태 변화를 병동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환자 안전 관리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만큼, 일반병실의 안전망을 넓히는 기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병원정보시스템(HIS)과 연동되는 점도 변화다. 환자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분석되면 의료진이 손으로 입력해야 하는 업무가 줄어든다. 반복적인 기록 부담이 줄면 의료진은 환자 관찰과 임상 판단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향후 과제는 설치 병상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알람이 너무 잦으면 의료진이 경고에 무뎌질 수 있고, 반대로 이상 신호를 놓치면 환자 안전 효과가 줄어든다. 병원 현장에서는 알람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상태에 따라 어떤 알람에 먼저 대응할지 정교하게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환자 데이터 관리 기준도 과제다. 웨어러블 센서가 24시간 생체신호를 수집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관리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AI가 의료진을 대신해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더 빨리 보고 판단하도록 돕는 보조 도구라는 점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돼야 한다.

이형중 한양대학교병원장은 “이번 씽크 도입은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한 스마트병원 전략의 핵심 과제”라며 “앞으로도 첨단 디지털 의료기술을 적극 도입해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한양대학교병원의 사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AI 모니터링 시스템이 환자 안전과 의료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다양한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해 씽크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