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시간이 불규칙할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아침 식사를 꼭 챙겨먹고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면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우울 증상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은 태혜진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이 최근 한국 성인 2만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사 패턴의 규칙성과 다양성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6월호에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2022년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성인 2만1568명을 분석했다. 환자건강설문지로 우울 증상을 평가하고, 불규칙한 식사 빈도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통계적 기법을 활용해 검증했다.
그 결과,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약 1.5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교육, 흡연, 음주, 운동, 기저질환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했을 때도 같은 경향성을 보였다.
다만 음식을 골고루 섭취할수록 불규칙한 식사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은 줄어들었다. 조사 대상자들이 곡류와 채소·과일·육류·콩류 및 견과류·유제품 등 6개 식품을 섭취했는지 여부를 파악해 연구에 반영한 결과, 불규칙한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을 때도 불규칙한 식사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이는 아침 식사가 하루의 대사 리듬과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를 안정시키면서 정서 조절 능력을 돕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성별 및 흡연 여부, 야식 습관에 따른 하위 집단 분석 결과 남성, 흡연자, 야식 습관이 있는 성인은 불규칙한 식사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더 두드러졌다.
불규칙한 식사는 장내 미생물 구성과 일주기 리듬을 교란하고, 장-뇌축 만성 활성화와 신경염증을 유발함으로써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태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 예방에서 '무엇을' 먹느냐는 물론, '얼마나 규칙적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 아침 결식 예방, 다양한 식품군 섭취라는 세 가지 원칙은 약물 치료 없이도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채정호 교수는 "우울 증상은 수면, 활동, 식사처럼 일상의 리듬 전반과 맞물려 나타나는 때가 많다"며 "식사 습관 교정 같은 요소가 정신건강 관리의 보조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건강한 식습관과 더불어 운동 등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동시에 실천할수록 우울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식사의 질이 높으면서 신체 활동도 활발할수록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약 45% 낮았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8%인 약 2억80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따른 연간 생산성 손실은 약 1조 달러(약 1500조 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