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과 미용을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수면 부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보다 여성이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연구팀은 2019~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299명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크게 부족한 여성일수록 수면 부족 위험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지난호에 게재됐다.
‘많이 먹는 것’보다 ‘균형’이 중요…최대 29% 수면 개선
연구팀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기초대사량과 신체 활동으로 소모한 칼로리를 뺀 ‘에너지 불균형(EIEB)’ 지표를 산출했다. 이 값이 음(-)이면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 양(+)이면 과잉 상태를 뜻한다. 연구팀은 이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4개 그룹(1분위~4분위)으로 나눠 짧은 수면 위험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핵심은 ‘균형’이었다. 여성의 경우 에너지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크게 부족한 그룹은 짧은 수면(하루 6시간 미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반면, 섭취량과 소비량이 거의 비슷한 ‘에너지 균형’ 그룹은 이들에 비해 짧은 수면 위험이 29% 감소했다. 에너지가 다소 남거나(3분위) 과잉인 그룹(4분위)은 짧은 수면 위험도가 각각 25%, 24%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많이 에너지를 섭취한 그룹보다 ‘적절한 균형’을 맞춘 그룹의 수면 개선 효과가 더 컸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잠을 잘 자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쓰는 만큼 적절히 에너지를 채워주는 식습관이 숙면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남성은 괜찮은데…여성은 영향받는 이유
이런 현상은 남성에게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성별 차이에서 찾았다. 인체는 수면 중 면역체계를 재정비하며 약 400kcal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극심하게 부족하면 스트레스 축(HPA)이 활성화돼 숙면을 방해한다.
특히 여성은 코르티솔, 렙틴(식욕 조절),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의 변화에 남성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수면의 질이 더 크게 저하된다는 것이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작정 덜 먹거나 운동량만 늘리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수면을 해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여성은 자신의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챙겨 먹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숙면을 위한 핵심 요소이며, 수면 건강을 지키려면 성별과 직업, 활동 특성에 따라 에너지 균형 목표를 달리 잡는 맞춤형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