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중증 백혈병 환자 96%, 1년 이상 생존”…혼합 줄기세포 쓴 제대혈 이식

기증자 면역세포가 수혜자 장기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병’ 막아내, 중증 환자 1년 생존율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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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꿋꿋하게 투병 중인 암 환자.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의 치료에 한층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약물질에 대한 2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대혈은 분만 때 탯줄과 태반 속에 남아 있는 신생아의 혈액이다. 여기에는 백혈병 등 치료에 쓸 수 있는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가 많이 들어 있다.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에게 혼합 줄기세포 제제를 이용해 제대혈을 이식하면 중증 환자의 96%가 1년 이상 생존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방식은 기증자의 면역세포가 수혜자의 장기를 공격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생존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방식의 1년 생존율은 전통적인 제대혈 이식의 경우 약 60~70%, 조직적합성이 잘 맞는 기증자를 찾아 진행한 골수 이식의 경우 약 70~80%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 연구팀은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 증후군 환자 28명에게 제대혈 이식과 함께 여러 기증자의 제대혈을 섞어 만든 줄기세포 제제를 투여하는 2상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식 환자들이 9명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동시에 투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많은 환자가 이식 후 2년 차에 접어들며 우수한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혼합 줄기세포는 환자 몸에 완전히 뿌리내리지는 않았지만, 초기 면역 체계 구축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이식 일주일 만에 환자들의 혈액 내 기증자 세포가 각기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몸 상태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추적 관찰 결과(중앙값 14개월), 1명을 빼고 모든 환자가 생존해 있었고 암세포가 사라진 관해 상태를 유지했다. 사망한 1명은 재발과 관련 없는 원인으로 숨졌다. 이밖에 또 다른 환자 1명은 이식 324일 후 재발했지만 추가로 치료를 받은 뒤 1년 이상 관해 상태다.

이 연구 결과(Safety and Clinical Outcomes of Pooled Donor, Non-Engrafting Expanded Progenitor Cells in Single-Unit Cord Blood Transplantation)는 최근 국제 학술지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제대혈 이식은 적합한 기증자를 찾지 못한 혈액암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1단위에 포함된 세포 수가 적어 회복이 느리고 이식편대숙주병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식편대숙주병은 기증자의 면역세포(T세포)가 환자의 장기를 공격하는 병이다. 이식 후 100일 이내에 나타나는 급성형은 피부 발진과 설사를, 100일 이후에 나타나는 만성형은 온몸이 굳어지는 전신 경화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혈 1단위와 함께 자체 개발한 ‘딜라누비셀’을 투여했다. 딜라누비셀은 8개의 서로 다른 제대혈 유닛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섞은 뒤 실험실에서 대량 배양한 세포 치료제이자 바이오 의약품이다. 이는 줄기세포 이식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번 임상 연구에서 쓰인 세포 치료제 ‘달라누비셀’은 기존 제대혈 이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A1. 기존 제대혈 이식은 기증된 제대혈 1단위만 사용하기 때문에 세포 수가 부족해 환자의 회복이 느린 단점이 있었습니다. 딜라누비셀은 8명의 서로 다른 기증자로부터 얻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혼합해 실험실에서 증식시킨 제제입니다. 이를 기존 제대혈 1단위와 함께 투여해 초기 이식 단계의 면역 회복을 돕고 안전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모두 9명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동시에 투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Q2. 총 9명의 세포를 한꺼번에 투여하면 이식편대숙주병 위험이 더 커지지 않나요?

A2. 이론적으로는 기증자가 많을수록 면역 거부 반응의 위험이 클 것 같지만,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딜라누비셀은 환자의 몸에 장기적으로 머물며 생착(살아서 뿌리내림)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면역 지원 역할만 수행하고 사라지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3~4단계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오히려 기존 방식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3. 제대혈 이식은 어떤 환자들에게 주로 필요한 치료법인가요?

A3. 백혈병이나 골수이형성 증후군 같은 혈액암 환자 중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대안입니다. 골수와 달리 제대혈은 기증자와 환자의 ‘조직적합성 항원(HLA)’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아도 이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 많은 환자가 제대혈 이식으로 완치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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