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오름테라퓨틱, 차세대 항암 기법 ‘DAC’ 선도... 로슈 거센 추격

ADC 개발·임상 전문가 잇달아 영입 연내 임상 진입 추진… 로슈, 신약 물질 인수

오름테라퓨틱이 차세대 항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떠오르고 있는 단백질 분해제-항체 결합체(DAC)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잇달아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자력으로 신규 DAC 후보물질을 임상에 올려 놓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스위스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도 DAC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최초 DAC 신약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6개월 새 DAC 관련 연구 자산 개발과 임상 진입을 이끌 인사를 차례로 영입하고 있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구성 요소 중 독성 화합물인 톡신(페이로드) 대신 ‘단백질 분해제(TPD)’를 접합시킨 모달리티다. 이는 ADC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통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DAC 개발 플랫폼을 총괄할 도린 토오더 박사를 영입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신약 발굴과 중개 연구를 총괄할 채드 메이 최고과학책임자(CSO)를 영입했고,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마리아 콜러 박사 등 2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토오더 박사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등을 거쳐 미국 바이오기업 머사나 테라퓨틱스에서 부사장을 역임하며 15년 이상 ADC 개발 경륜을 쌓았다. 메이 CSO는 2021년 일본 다케다제약에 인수된 T세포 인게이저 전문 바이오기업 매버릭 테라퓨틱스의 공동 창업자였으며, 2024년 미국 존슨앤존슨에 인수된 유전자세포치료제 전문 기업 세로티니의 CSO를 역임하기도 했다.

아울러 콜러 신임 이사는 미국 화이자와 AZ 등에서 종양학 개발 부문 고위직을 거쳤고 최근까지 리페어 테라퓨틱스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지냈다. 그는 화이자 재직 시절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개발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을 영입한 데 대해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DAC 경쟁력 강화와 임상 개발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DAC 신약 후보물질 ‘ORM-1153’에 대해 연내 임상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이 물질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의 97% 이상에서 발현되는 CD123 항원을 표적으로 삼으며, 회사가 자체적으로 가공한 항체를 적용해 만든 최초의 DAC로 알려졌다.

오름테라퓨틱은 ORM-1153의 신규 임상 진입을 통해 DAC 분야 선두주자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임상에 진입한 DAC는 미국 브리스톨바이어스스큅(BMS)의 ‘BMS986497’ 1종 뿐인데, 이 물질은 2023년 오름테라퓨틱이 BMS에 기술수출한 것이다. 미국 임상 정보 사이트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해당 물질의 임상 1상은 2030년 9월 완료될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스 측은 “ORM-1153은 세포 내 유입률과 효능 지속 시간이 뛰어나다”며 임상 진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회사는 고형암(소세포폐암 또는 신경모세포종 등) 대상 신규 DAC 후보물질 ‘ORM-1023’의 최적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슈가 진행해 온 DAC 신약 선도물질 확보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세대 ADC로 불리는 ‘캐사일라’를 개발한 바 있는 로슈는 10년 전부터 미국 TPD 전문 바이오기업 C4테라퓨틱스와 DAC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를 펼쳐왔다. 양 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공개 타깃 물질 2종에 대한 로슈의 옵션권 행사 조건이 포함된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경쟁력 있는 DAC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항암 신약 개발업계 관계자는 “오름테라퓨틱이 만든 물질이 임상 1상에 유일하게 진입했지만, 언제든 후발 물질이 상업화 개발을 앞지를 수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오름테라퓨틱-BMS 연합과 로슈 간 DAC 개발 선두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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