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된장·얼음부터 찾으면 더 덧난다”… 화상 명의가 짚은 응급처치의 진실

[K-베스트 병원 리더의 건강학] 김경식 베스티안재단 이사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김경식 베스티안재단 이사장이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화상 응급처치의 핵심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얼음보다 흐르는 찬물, 민간요법보다 빠른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승식 전문기자

뜨거운 국물이 손등에 쏟아졌을 때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행동을 한다. 얼음을 찾고, 연고를 바르려 하고, 누군가는 아직도 치약이나 된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화상은 순간의 통증으로 끝나는 상처가 아니다. 처음 몇 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상처의 깊이와 흉터, 회복 속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화상은 뜨거운 열뿐 아니라 전기, 화학물질, 증기, 핫팩과 전기장판처럼 비교적 낮은 열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에도 생긴다. 또 상처가 깊고 넓어지면 단순한 피부 손상을 넘어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경식 베스티안재단 이사장은 화상을 두고 “겉으로 보이는 상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진물이 나기 시작하면 이미 집에서 가볍게 넘길 단계를 벗어났을 수 있고, 넓은 화상은 체액 손실과 감염, 콩팥 기능 저하 같은 문제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단순하고 분명했다. 얼음 대신 흐르는 찬물, 민간요법 대신 병원, 작은 물집도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서 화상을 입어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부터 병원 치료가 필요한가.

“수포가 생기면 병원에 오는 게 좋습니다. 손톱만큼이라도 물집이 올라오면 그냥 집에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게 안전합니다.”

화상은 깊이에 따라 1도, 2도, 3도로 나뉜다. 이 가운데 2도 화상부터는 물집과 심한 통증이 생기고, 감염과 흉터 위험도 커진다. 얼굴, 손, 발, 관절 주변처럼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는 범위가 크지 않아도 더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포가 생겼거나 통증이 심한 화상, 얼굴과 관절 부위의 화상은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화상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응급처치는 무엇인가. 얼음찜질은 맞는 상식인가.

“얼음은 아닙니다. 조금 차가운 물로 10~15분 정도 흘려주는 게 좋습니다. 시원하다고 얼음을 계속 대면 그것도 조직을 더 상하게 할 수 있어요.”

핵심은 화상 부위에 남아 있는 열을 빨리 빼주는 것이다. 다만 너무 차갑게 오래 식히면 오히려 조직 손상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화상 부위는 흐르는 찬물로 식히고,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상처 위에 치약, 된장, 간장, 감자, 자극성 소독제를 바르는 민간요법도 2차 감염 위험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차가운 물에 식힌 뒤에는 어떻게 봐야 하나.

“처음엔 수포가 안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루 정도는 잘 보셔야 해요. 수포가 생기면 그때는 병원으로 와야죠.”

화상은 다친 직후보다 몇 시간 뒤 상태가 더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붉게만 보이다가 나중에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통증이 계속되거나 화끈거림이 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포가 생기면 진료를 받는 편이 낫다. 물집은 집에서 임의로 터뜨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화상은 ‘상처만 보는 병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범위가 넓어지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고, 그걸 제대로 못 맞추면 콩팥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화상은 상처만 보는 병이 아니라, 전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병입니다.”

작은 화상은 국소 치료가 중심이지만, 넓고 깊은 화상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서 체액 손실이 커지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며, 심하면 쇼크나 콩팥 기능 저하가 올 수 있다. 특히 넓은 화상에서는 저혈압, 부정맥, 감염, 콩팥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 전기 화상과 화학 화상, 흡입 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심할 수 있어 더욱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화상 사고는 어떤 것들인가.

“뜨거운 물에 데는 열탕 화상이 많고요. 핫팩, 전기장판 같은 저온화상도 많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누워 주무시다가 같은 자리에 오래 닿아 생기는 경우도 많아요.”

화상은 꼭 불에 직접 데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김 이사장은 저온화상을 설명하며 “약한 불로도 고기는 익는다”고 비유했다. 같은 열이 같은 부위에 오래 닿으면 피부는 결국 손상된다는 뜻이다. 특히 고령자, 당뇨병 환자, 감각이 둔한 사람은 핫팩이나 전기장판 화상을 늦게 알아차리기 쉬워 더 주의해야 한다.

-저온화상은 왜 더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나.

“온도가 아주 높지 않으니까 괜찮겠지 하는데, 계속 같은 데 닿아 있으면 상합니다. 그래서 더 늦게 오는 경우가 많죠.”

뜨거운 물은 순간적으로 피하지만, 핫팩이나 전기장판은 따뜻하다는 느낌 때문에 방심하기 쉽다. 그러다 잠든 사이, 혹은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다가 피부 깊숙이 손상되는 경우가 생긴다.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실제 깊이는 생각보다 깊을 수 있다는 점이 저온화상의 문제다.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흉터다. 흉터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화상 흉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초기 상처 관리입니다. 상처에서 진물이 나고 물집이 생기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딱지처럼 굳어버리면 오히려 피부 재생을 방해하고 결과를 나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흉터를 줄이는 첫걸음은 민간요법이 아니라, 상처 깊이에 맞는 적절한 드레싱과 치료를 제때 받는 데 있다. 화상이 아문 뒤에는 보습과 자외선 차단, 당김을 줄이는 관리가 중요하고, 필요하면 압박요법, 레이저, 재건 치료가 이어질 수 있다. 상처가 잘 낫는 것과 흉터가 적게 남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래서 회복기 관리 역시 치료의 일부로 봐야 한다.

-화상은 몸만 다치는 병이 아니라는 말도 많이 한다. 실제로 어떤가.

“엄청나죠. 특히 중증 화상 환자들은 몸의 고통도 크지만, 마음의 충격도 큽니다. 그래서 환자와 많이 이야기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중요합니다.”

화상은 통증이 큰 데다 흉터와 외모 변화, 입원 치료, 사회 복귀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치기 쉽다. 환자에게는 몸의 상처만큼이나 마음의 상처도 오래 남는다. 김 이사장이 강조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치료 과정의 중요한 한 부분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의 말처럼 화상은 “좀 데었다”는 한마디로 넘길 수 있는 상처가 아니다. 작아 보여도 치료 방향이 나빠질 수 있고, 초기에 제대로 식히고 제때 진료를 받으면 흉터와 후유증을 줄일 가능성도 커진다.

화상을 대하는 상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얼음보다 물, 민간요법보다 진료, 참기보다 확인. 그 몇 가지가 상처의 결과를 바꾼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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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6-04-11 09:01:17

    유익한 건강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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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yo*** 2026-04-10 14:22:18

    저도 열탕 사고로 고생을 했는데 말씀하신 대로 화상을 입으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게 너무 중요하더라구요! 그리고 생각보다 병원에는 화상 환자가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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