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병은 일부 연구에선 ‘제3형 당뇨’로 불리기도 한다. 인슐린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뇌에서 기억과 학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당뇨병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 뇌의 인슐린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 위원회 보고서(2024)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뇨병이 치매의 주요 위험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식습관 등 생활습관과 연관성이 높은 2형당뇨병을 가진 여성의 경우 가임 기간이 길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 연구팀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형당뇨병을 가진 폐경 여성 15만9751명을 평균 8.3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동안 총 2만4218건(알츠하이머병 1만8819건, 혈관성 치매 2743건)의 치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초경 연령이 빠를수록,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다. 초경에서 폐경까지의 기간(가임 기간)이 40년 이상인 여성은 30년 미만인 여성보다 전체 치매 위험이 27% 낮았다. 또한 호르몬대체요법을 5년 이상 시행한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7% 낮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 《Diabetes Care》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이 있는 여성은 단순히 혈당 조절뿐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여성호르몬 노출 이력이 인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가임 기간, 출산력, 수유 이력, 호르몬 치료 같은 요소들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과 연결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향후 호르몬 농도, 당뇨병 중증도, 신경 영상 자료 등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정밀한 기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