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외과 의사들은 성형수술한 거 다 알아보나요?”라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다 알아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는 수술들이 분명히 있고, 유독 눈에 잘 띄는 수술도 있습니다. 성형수술의 유행이란 이렇게 ‘눈에 띄는 수술'이 도태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20여 년 전 대유행했던 얼굴 지방이식이 대표적입니다. 당시에는 빵빵한 이마와 통통한 볼이 젊음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마는 본래 지방으로 채워진 부위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며 눈썹보다 튀어나온 어색한 라인, 표정에 따라 따로 노는 지방 덩어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과도한 볼록함은 어느덧 '성형한 티가 확 나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되었지만, 한번 생착된 지방은 노화로 인한 탄력 저하와 맞물려 울퉁불퉁하고 무거운 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색함의 상징이 되었음에도 완전히 제거하기 힘든 처지가 된 것입니다.
현재 널리 시행되는 '눈썹 하 거상술'과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눈썹 (위) 거상술'의 차이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두 수술은 비슷한 방식이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흉터'에 있었습니다. 눈썹 위 절개선은 이마 근육이 당기는 힘을 직접 받아 흉터가 쉽게 넓어지고 눈에 띕니다. 해부학적으로 흉터의 문제를 극복하기 힘든 수술은 결국 대중의 선택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 (전형적인 어색함과 치명적인 흉터)를 모두 가지고 있는 부위가 있습니다. 인중 축소술과 입꼬리 성형술처럼 입 주변에 흉터를 남기는 수술들입니다.
“인중이 짧아지면 어려 보인다”, “입꼬리가 올라가면 인상이 좋아진다"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한동안 이 수술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역시 흉터입니다.
입 주변은 말하고, 먹고, 표정을 지을 때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흉터가 안정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입 주위 흉터는 사진에서 괜찮아 보여도 마주 앉은 거리에서 유독 잘 보입니다. 말을 할 때 입을 조금만 움직여도 흉터를 따라 느껴지는 딱딱함이 눈에 확 띄기도 하고, 입술 선을 따라 도톰하게 솟아 있는 선(화이트 롤, white roll) 이 납작해지면서 입체감이 사라지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어색함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수술은 인중 축소술이나 입술 확대술, 입꼬리 성형술처럼 입 주위에 흉터를 남기는 수술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진보다 실제로 볼 때 더 확연히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
더 안타까운 점은, 흉터를 감수하면서까지 감행한 수술임에도 정작 "효과에 만족한다"라는 분들을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입술 주변이 처져 보이는 근본 원인이 인중의 길이나 입꼬리 자체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곳에 흉터만 남긴 셈입니다.
대부분의 성형수술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되돌릴 방법이 존재합니다. 과하게 깎은 뼈는 보완할 수 있고, 눈과 코도 재수술로 상당 부분 교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입 주변 수술은 다릅니다. 거듭된 성형수술로 어색한 느낌이 나는 얼굴에서, 다른 부위는 재수술이나 재건을 통해 어색함을 지울 수 있어도, 입 주변만큼은 마지막까지 수술한 티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뼈를 과하게 깎아 처진 살을 해결하려고 인중을 줄이고, 입꼬리를 올렸던 분들입니다. 재수술로 턱 라인은 개선되었어도 입술 주위의 어색함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
물론 모든 인중 축소술이나 입꼬리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신중하게 시행되어 좋은 결과를 얻는 분들도 개중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흐름은, 그 ‘신중함’보다 ‘막연한 기대’가 앞서는 것 같아 우려가 큽니다.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고,
위험은 생각보다 크며,
문제가 생겼을 때 회복의 여지가 가장 적은 수술.
저에게 입 주변에 칼을 대는 수술은 마치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과거의 과도한 지방이식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입 주변 수술들도 몇 년 후에는 “한때 유행했던 어색한 수술”로 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부디, 마지막 배를 타고 그 강을 건너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