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 (월)

수입 ‘2080치약’ 87%에서 금지 성분 검출…건강 영향은?

중국 제조사 장비 소독액이 원인…애경산업에 행정처분 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애경산업이 국내에 들여온 2080치약 수입제품(6종)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 제조번호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치약으로 불리는 애경산업의 ‘2080치약’을 전량 검사한 결과 수입해 판매한 ‘2080 치약’ 상당수 제품에서 국내 사용이 금지된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20일 서울지방식약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경산업이 중국 도미(Domy)사로부터 수입한 ‘2080 치약’ 6종에 대해 성분 검사를 실시한 결과 870개 제조번호 중 86.7%에 달하는 754개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수입 치약 대다수에서 금지 성분이 검출된 것. 다만 애경산업이 국내에서 제조한 128종에서는 모두 트리클로산이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처 조사 결과, 수입 제품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된 원인은 중국 제조사의 공정상 문제로 파악됐다. 위탁 생산 업체인 중국 도미사가 2023년 4월부터 치약 제조 장비를 소독·세척하는 과정에서 트리클로산을 사용했는데, 장비에 남은 성분이 치약에 섞여 들어간 것이다. 검출된 트리클로산 함량은 최대 0.16%로 나타났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문제의 수입 치약은 현재까지 약 2500만 개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지 성분 ‘트리클로산’ 뭐길래

트리클로산은 박테리아(세균)를 죽이거나 증식을 막기 위해 쓰이는 항균제·살균제 성분이다. 예전에는 항균 비누, 바디워시, 핸드워시, 치약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였으나 동물실험에서 호르몬 교란, 알레르기 유발, 생식 능력에 영향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밝혀지며 최근 여러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사용량이 제한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2016년 전후로 구강용 제품에서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이번 2080치약에서 검출된 트리클로산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검출된 트리클로산 함량은 최대 0.16%로,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 안전 기준인 0.3%보다 낮은 수준이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 결과 0.3% 이하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 사용에 대한 위해 발생 우려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자문에 참여한 김규봉 단국대 약학과 교수는 “트리클로산은 체내에서 빠르게 제거돼 축적 가능성이 낮다”며 “한국 외 다른 나라에서는 치약에 트리클로산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유해성은 낮지만 대응 미비…애경산업에 ‘행정처분’

식약처는 애경산업에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위해성은 낮지만 금지 성분이 유입된 경위와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애경산업은 지난해 12월 자체 검사를 통해 수입 제품인 ‘2080 치약’ 6종에서 보존제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미량 혼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식약처는 이달 5일 해당 제품들에 대해 즉각적인 회수 명령을 내렸으며, 애경산업은 이튿날인 6일부터 수거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경산업의 ‘늑장 대응’이 드러났다. 현행법상 의약품 및 의약외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문제를 발견한 업체는 그날로부터 5일 이내에 식약처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애경산업은 규정된 기한보다 12일 늦게 회수계획서를 제출했다.

식약처는 애경산업의 해외 제조소에 대한 수입 품질 관리 체계가 전반적으로 미비했던 점과, 성분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회수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돼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국장은 “행정처분과 함께 회수 절차 미준수 등은 벌칙 조항이 있다”며 “필요 시에는 수사 의뢰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식약처는 소비자 불안을 고려해 수입 치약에 대한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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