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 기업 멧세라 인수 경쟁이 법정으로 옮겨갔다. 화이자가 노보노디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차세대 비만약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델라웨어주 법원에 노보노디스크와 멧세라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9월 화이자가 먼저 멧세라 인수 계약을 체결했는데, 최근 노보 노디스크가 더 높은 금액을 주고 멧세라를 인수하겠다고 하자 화이자가 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이자는 당시 선불금 49억달러(약 7조원)를 포함해 총 73억달러(약 10조4000억원)에 멧세라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멧세라는 노보노디스크를 포함한 복수의 제약사와 협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중 지난달 노보노디스크가 선불금 65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마일스톤 25억달러를 더한 총 90억달러(약 12조90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내놓으며 상황이 뒤집혔다. 특히 이 제안에는 거래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멧세라 주주들에게 현금을 즉시 지급하는 특별 배당이 포함돼 있었다. 멧세라는 이를 ‘우월한 제안(Superior Proposal)’이라고 판단하고 화이자에 4일 안에 더 나은 제안을 할 것을 요구했다. 우월한 제안은 M&A에서 제3자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을 때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의미한다.
이에 화이자가 즉각 소송에 나섰다. 화이자는 노보노디스크와 멧세라 이사회가 기존 인수 계약을 위반하고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렸다며 청구를 제기했다. 또한 노보노디스크가 거래를 부당하게 방해했다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멧세라가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을 요청했다.
화이자는 “노보노디스크 제안은 무모하고 전례 없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미국 기업을 억압하려는 시도”라며 “반독점법을 우회하는 위험한 거래로, 우월한 제안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빅파마가 멧세라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멧세라가 보유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때문이다. 멧세라는 2022년 설립된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및 아밀린 계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멧세라의 주요 후보물질인 MET-097i는 지난 9월 임상 2b상 발표에서 28주 투여 때 평균 14.1%(최대 26.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MET-233i는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아밀린 유사체로 GLP-1 병용요법 후보로 개발되고 있다. 멧세라는 국내 디앤디파마텍이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를 기술이전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가 처한 상황도 멧세라를 탐낼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잇단 비만치료제 개발 실패로 새로운 전기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화이자는 2023년 개발하고 있던 ‘로티글립론’을 폐기했고, 올해 4월에는 ‘다누글리프론’ 임상도 안전성 문제로 중단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의 거센 공세에 밀려 주력 제품 ‘위고비’ 매출이 떨어지는 국면을 타개하고, 동시에 차세대 비만약 시장을 이끌 파이프라인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