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사이 러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주말 마라톤, 도심 러닝 크루, SNS의 기록 인증 사진 등 열풍은 식을 줄 모른다. 하지만 러닝 인구가 늘어난 만큼,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빠르게 증가한다. 특히 반월상연골판 파열(무릎 연골판 손상)은 러닝 관련 대표적인 부상으로 꼽힌다. 단순히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넘겼다가는, 자칫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을 안정화시키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척추의 디스크와 비슷하게 무릎 관절의 쿠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달리기처럼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에서는 이 연골판이 지속적으로 압박과 마찰을 받는다. 특히 잘못된 러닝 자세나 신발, 평발이나 O자형 다리 같은 신체 구조적 요인, 그리고 노화로 인한 연골의 약화 등이 겹치면 파열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약간의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반복될수록 찢어진 부위가 커지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러닝 후 생기는 일반적인 근육통은 대개 하루 이틀 이내 사라진다. 하지만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통증 양상이 다르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무릎이 붓거나 걷는 것이 어색해지며,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심한 통증, 걸을 때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염발음, 그리고 무릎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잠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MRI 검사에서 명확한 파열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퇴행성 변화나 연골의 미세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 무릎 통증을 “조금 쉬면 낫겠지”라고 방치하면, 파열이 진행돼 관절 연골까지 손상될 수 있고,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많은 환자가 연골판 손상 진단을 받으면 수술부터 떠올리지만, 초기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통증을 참고 달리기보다는, 초기에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를 시작하여 파열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약물 및 물리 치료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손상 부위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 치료나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체외충격파(ESWT) 치료를 병행하여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무릎이 잠기는 증상이 반복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조기에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파열 범위가 너무 크거나 관절 연골까지 손상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1cm 미만의 최소 절개 관절내시경 수술을 통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파열된 부위를 봉합하거나 절제하여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다. 수술 후에도 무릎 주변 근육 강화와 유연성 회복을 위한 체계적인 재활은 필수다. 러닝은 심폐 기능 향상, 스트레스 해소 등 장점이 많은 운동이지만, 무릎이 건강해야만 그 즐거움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러닝을 즐기려면 하체 근력 강화와 무리하지 않는 계획이 필수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3~6배에 달하므로, 주 2~3회 하체 근력운동(스쿼트, 브릿지 등)을 병행하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본인 발 형태에 맞는 러닝화 선택과 러닝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 그리고 체중 조절도 부상 예방의 중요한 요소다. 통증을 참고 달리기보다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꾸준한 관리와 조기 치료만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글=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