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가성비 내세운 창고형 약국을 바라보자니...

[장준홍의 노자와 현대의학]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지난 9월 광주에서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모습. 사진=연합뉴스

감당하기 어려우리만큼 골칫덩이인 만성질환이나 비만의 원인으로 만성 염증(chronic low-grade inflammation)이 의료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만성 염증의 확실한 원인을 모르기에 답답하기 그지없다. 염증은 왜 생길까? 게다가 염증에 만성이라는 용어를 더할 때까지 의료계는 무엇을 했을까?

깊이 생각할 것도 없다. 단순하다. 염증은 내게 들어오는(침입하는) 이물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내 몸에 들어오는 물질에는 무엇이 있을까? 코를 통해 호흡기관 속으로 들어오는 경로가 있고, 내 손으로 내 입에 넣어주어 소화기관 속으로 들어오는 경로가 있다. 둘 중에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서 내 손으로 넣어주는 경우는 입을 통해 들어오는 음식과 약을 꼽을 수 있다.

음식과 약이 해롭지 않으리라 믿고,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서 내 입에 넣어주는 이가 많다. 음식은 둘째로 치고, 약마저 전문가가 아닌 자기 자신이 선택해서 복용한다면 건강에 크게 해로울 수 있어서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다.

바꿔서 생각해보자. 맛과 양을 자랑하며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신문과 TV 매체에서 경쟁적으로 널리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우는 식당이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그런데 최근 약을 싼 가격에 다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약국이 등장해 소비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연히 약사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건강을 지키려 한다면, 약에 의존하기에 앞서 생존에 필요한 음식을 제대로 평가하고 선택해서 먹어야 한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은 약이 있다면, 반드시 그걸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자신이 직접 선택한 약이라면, 적정 복용량을 지키지 않거나, 실제 건강 문제와 맞지 않는 약일 수도 있다.

한편 음식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여기지만, ‘내가 먹은 음식은 내 몸과 달라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명제를 새겨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문제가 없으리라 여기고 먹은 음식이 염증을 일으킨다는 분자생물학적 해석을 주목해야 한다. 이때 발생한 염증은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해서 ‘침묵의 염증’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프지 않기 때문에 침묵의 염증을 모르고 지내다 보면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만성질환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약이 거의 다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을 줄여주는 약 또는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다. 따라서 증상만을 줄이려다가 만성질환이나 암이, 침묵의 염증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을 가능성을 모른 채 지나칠 수 있어 위험하다. 따라서 가벼운 불편 증상이라도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이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창고형 약국을 가격 경쟁의 시각에서 운영하도록 허락한다면, 국민 건강 보호와 유지 차원에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 1
댓글 쓰기
  • vsm*** 2025-10-16 14:44:26

    동감입니다. 부분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살펴야 하는데.... 감사합니다.

    답글0
    공감/비공감 공감0 비공감0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