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논 일부를 밭으로 바꾼다면...

[장준홍의 노자와 현대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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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래전 흉년이 들어 쌀이 부족했던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는 세대는 쌀이 남아도는 현재 모습이 반가워야 하지만,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 더구나 쌀이 남아도는데도 쌀을 수입해야 하는 세계무역체계의 상황이 참으로 난감하고 어처구니없을 뿐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쌀 소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밥그릇 크기가 작아진 것만 봐도 실감할 수 있다. 쌀을 비롯한 곡류 식품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절대 유리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밝혀지면서 쌀 소비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에 돌입하고 있다.

따라서 쌀이 과잉생산될 경우 단순하게 검토해봐도 정부가 매년 돈을 들여 매입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 있는데, 벼농사를 지을 면적 즉 논 면적을 줄여서 쌀 생산량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 정부는 농업정책의 핵심인 양곡관리법 개정 방향을 '사후 의무 매입'에서 재배면적 ‘사전 감축 및 조건부 수매' 체계로 전환하며, 농업 4법 전반의 구조개편에 나서기로 했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정기획위원회에 벼 재배면적 감축과 대체작물 확대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 대안을 보고했고, 이후 당정 협의를 통해 관련 내용이 공식화됐다.

한편 농식품부는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해 전략작물 재배에 대한 직불금 성과보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벼 대신 논콩, 밀 같은 작물 경작을 장려하는 전략작물 직불제를 확대해 과잉 쌀 생산을 줄이겠다"며 "과잉생산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식량안보도 강화하며, 쌀값 유지로 농가소득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전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정부가 굳이 예산을 더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그러나 시각을 바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큰 구멍을 내는 비만과 각종 만성질환의 증가 추세를 멈춰 세우는 정책을 농업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탄수화물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공감대가 쌓여가고 있으니, 농업정책을 영양과 국민건강 확보의 시각에서 살펴볼 때이다. 논에서 경작해서 수확하는 쌀이 영양학적으로 불리하고,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와 과일은 쌀과 비교하면 훨씬 유리하니까, 벼농사를 짓는 논의 일부를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는 밭으로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쌀의 과잉생산을 줄여 불리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생산을 늘려 유리한 탄수화물의 섭취를 늘리면, 국민건강을 향상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룰 것이다.

또한 과잉생산한 쌀을 사들이는 예산을 논을 밭으로 바꾸는 사업 예산으로 전환해도 되기에, 논을 밭으로 전환하는 사업 때문에 새삼스레 추가 예산이 발생하지 않을 테고, 설령 추가 부담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다음에 이어지는 국민건강 향상의 가치는 금전적으로 계산하지 못할 만큼 엄청날 것이 틀림없다.

아무쪼록 농부를 천직으로 삼는 국민이 또 다른 농업으로 알찬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논을 밭으로 바꾼 다음에는 논이 가두고 있는 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온 상승 등 기후 변동을 예측하고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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