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0일 (월)

정신증 환자의 뇌에는…‘구멍’이 두 개 뚫렸다?

“정신증 발병, 뇌 ‘필터’와 뇌 ‘예측기’ 등 두 가지 핵심 시스템 오작동 탓”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정신증을 아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정신증 환자의 뇌에는 중요한 외부 사건과 내부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정보를 걸러주는 ‘필터’(Filter)와 보상을 예상하는 경로로 이뤄진 '예측기'(Predictor)라는 두 가지 핵심 시스템이 잘못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증(Psychosis)을 앓으면 환청, 환각을 겪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등 망상적 믿음을 갖는다. 정신증은 단독으로 발생해 환청 환각 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조현병(정신분열증)과 양극성장애 등 심각한 정신병의 두드러진 특징이기도 하다.

정신증 환자의 뇌에는 중요한 외부 사건과 내부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정보를 걸러주는 ‘필터’(Filter)와 보상을 예상하는 경로로 이뤄진 '예측기'(Predictor)라는 두 가지 핵심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정신병을 앓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가 들어오는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정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카우스투브 수페카 임상 부교수(정신과, 행동과학)는 “뇌 ‘필터’와 뇌 ‘예측기’라는 두 가지 중요한 시스템의 기능 장애가 정신증인 환각과 망상으로 나타난다. 환자가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알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어려운 문제인 정신증의 발병과 진행을 이해하는 데 좋은 모델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생각과 현실의 단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이 결과는 특히 조현병의 예방이나 지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현병(정신분열증)이 뇌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 연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현병은 보통 10대나 젊은 성인에게 발생한다. 사회적 위축, 무질서한 사고와 언어, 에너지와 의욕의 감소 등이 이 병의 특징이다. 연구자들이 조현병 환자의 뇌 스캔을 분석할 때는 질병의 영향과 약물의 영향을 구분할 수 없다. 또한 조현병의 진행에 따라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없다.

연구팀은 정신증이나 조현병의 위험이 30% 높은 특정 유전병(22q11.2 결실증후군)을 가진 6~39세 환자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병 환자의 뇌 기능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증 환자의 뇌 기능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런 뇌 패턴이 종전의 정신증 이론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확인된 뇌 패턴은 정신증에서 인지제어 시스템이 어떻게 오작동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특정 유전병 환자 101명의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뇌 스캔 데이터를 다른 3개 대학에서 수집했다. 이와 별도로 원인을 알 수 없는(특발성) 초기 정신증 환자 120명, 자폐증 환자 101명,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환자 123명, 건강한 대조군 411명 등 특정 유전병이 없는 사람 등의 뇌 스캔 데이터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특정 유전병(22q11.2 결실증후군)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빠져 없어지는 병이다. 인구 2000~4000명 당 1명의 발생률을 보인다. 이 유전병 환자는 조현병이나 정신증에 걸릴 위험이 30% 더 높고 자폐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특정 기계학습 알고리즘(공간 심층 신경망)을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영국 옥스퍼드대, 칠레 가톨릭대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Two key brain systems are central to psychosis)는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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