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공격하는 조류독감…WHO “변이 나오면 인간도 위험”

"각국 경계 강화해야"

조류 독감이 인간에게 퍼질 위험이 높아지면서, 세계보건기구가 각국에 경계 강화를 당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의 인간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류 독감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조류 사이에서만 퍼졌지만, 최근 조류보다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더 가까운 포유류에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H5N1) 검출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인간이 조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포유류가 조류 독감 바이러스의 혼합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동물과 인간에게 더 해로운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인 H5N1 은 1996년에 처음 출현했고, 이후 조류 사이에 감염이 생겼다. 2021년 말부터 유럽은 최악의 조류독감 확산을 겪었으며, 2022년 북미와 남미도 심각한 전염 사태가 발생했었다. 2023년에는 14개 국가에서 감염이 보고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포유류에서도 H5N1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치명적 발병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2022년 이후 3개 대륙에 걸쳐 10개국에서 포유류가 조류독감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양식 밍크, 미국의 바다표범, 페루와 칠레의 바다사자 등 최소 26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러 국가에서 고양이와 개와 같은 반려동물에서도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WHO는 “아직 감염이 발견되거나 보고되지 않은 국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조류독감의 사람 감염은 2021년 12월 이후 8건이 보고되는 등 매우 드물다. 일단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중증 질환이 발생하며 사망률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발견된 인체 감염 사례는 대부분 감염된 조류와의 밀접 접촉 및 오염된 환경과 관련이 있었다.

WHO의 전염병 및 팬데믹 대비 및 예방 책임자인 실비 브리앙 박사는 “지금까지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쉽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해 언제든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WHO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실험실 네트워크와 긴밀히 협력하여 바이러스의 진화 양태를 보면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더 위험하게 변이를 일으킬 여지가 있는 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국가가 바이러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인체 감염 사례를 감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사이에서 쉽게 퍼질 수 있는 양태로 변이를 일으키고 있는 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FAO의 최고 수의 책임자인 키스 섬션(Keith Sumption)은 “H5N1 관련 역학은 계속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라면서 “FAO는 위험 평가와 더 나은 질병 통제를 위해 분자 역학을 모니터링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제 때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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