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령, 우울증 관리에 오히려 도움?(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봉쇄령(lockdown)이 내려지고 이로 인해 우리 일상에는 수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정신건강도 예외는 아니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일상생활에 제약이 커지면서 생기는 답답함이나 무기력감, 감염에 대한 불안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로움 등은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와는 정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Dailymail)이 보도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봉쇄조치가 우울증 증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는 첫 번째 봉쇄령이 내려진 동안 처음으로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을 찾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지난 10년간의 수치와 비교해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우울증으로 도움을 찾은 비율은 43%, 불안의 경우 그 비율은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팬데믹 기간동안 우울증이나 불안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정신질환 발병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모두가 같은 상황에 있다는 안도감이 증상 완화

프라이어리 클리닉(The Priory)의 정신과의 나타샤 비즐라니 박사는 “인간의 정신건강이나 행복감은 보통 사회적 관계를 통해 성장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봉쇄 기간에는 외부 접촉을 모두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관리하기가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첼시 심리클리닉(The Chelsea Psychology Clinic) 공동 설립자이자 심리학자인 엘레나 투로니 박사는 더 이상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을 또 다른 이유로 들었다. 평소에 밖으로 나가 즐기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우울증으로 인한 외로움이 더 커졌지만, 봉쇄령이 내려진 기간에는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즉, 모두가 같은 상황에 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DBT 런던클리닉(DBT London)의 수석 심리치료사인 제이슨 와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 중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는 의지가 높아져 우울증 증상이 완화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사람을 만나기 꺼렸던 사람들이 줌(Zoom)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타인과 교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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