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선은 치료로 피부 증상이 좋아져도 같은 부위에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남아 있는 특정 면역세포가 염증을 다시 일으키는 데 관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발 기전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자가 학술상을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피부과 방철환 교수가 최근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3회 '해관오긍선학술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상은 한국 피부과학의 개척자인 고(故) 오긍선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피부과학의 임상·기초 연구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국제적으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낸 중견 연구자에게 수여한다.
피부에 남은 기억 T세포가 재발 관여
건선은 피부가 붉어지고 하얀 각질이 두껍게 쌓이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증상이 나아졌다가 다시 악화하는 일이 반복돼 중등증·중증 환자는 오랫동안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사용하는 생물학적 제제는 IL-17이나 IL-23 같은 염증 유발 신호물질을 차단해 증상을 개선한다. 그런데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기도 한다. 피부에 남아 있는 '조직 상주 기억 T세포(TRM)'가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세포는 피부에 머물며 과거에 접했던 외부 침입자를 기억하는 면역세포다. 하지만 건선 환자에게서는 염증 반응을 다시 일으키는 데 관여할 수 있다. 기존 치료제로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이 세포의 작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방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조미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억 T세포의 작용을 조절하는 연구를 이어왔다.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중개의학 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건선의 만성 염증을 지속시키는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했다. 이 신호를 조절해 염증과 관련된 기억 T세포를 억제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나노소재로 면역세포 조절하는 치료법도 연구
《나노바이오기술 저널(Journal of Nanobiotechn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나노 산화그래핀이라는 미세한 탄소 소재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이용해 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조절하고, 건선과 관련된 기억 T세포와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두 연구는 기존 생물학적 제제가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 건선의 재발 문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아직 연구 단계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재발을 막거나 완치할 수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방 교수는 “현재 중등증 내지 중증 건선 환자들은 재발과 악화의 근본적인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아 완치 없이 평생 지속적인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연구들을 통해 건선 재발에 깊이 관여하는 핵심 세포와 병리 기전을 규명한 만큼, 앞으로도 환자들이 재발의 공포에서 벗어나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건선 완치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