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5일 (목)

달리면 무릎 닳는다?⋯근육통과 관절 통증, 이렇게 구별해야

취미 러너 관절염 유병률 3.5%, 비러너는 10.2%⋯운동량 갑자기 늘리거나 통증 참고 달리면 부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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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운동을 하는 남성의 다리와 러닝화. 적당한 달리기는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리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사진=Willians Huerta/Pexels

가을 마라톤 시즌을 맞아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지만 무릎 통증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는 사람도 있다. 달릴 때마다 무릎 연골이 닳는다는 말은 사실일까.

적당한 달리기가 곧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의 체력을 넘어선 무리한 운동과 통증을 참는 습관이다.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원장(대한스포츠의학회 스포츠의학 인증 전문의)은 5일 “실제로 취미 수준으로 꾸준히 달리는 사람의 관절염 위험이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무릎을 닳게 하는 것은 달리기 자체가 아니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과한 달리기”라고 밝혔다.

취미 러너 관절염 유병률,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낮아

2017년 국제학술지 《정형·스포츠 물리치료 저널(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에 발표된 연구는 25개 연구에 참여한 12만5810명의 자료를 검토했다. 이 가운데 17개 연구를 통합 분석한 결과, 무릎이나 엉덩이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비율은 취미 러너 3.5%, 달리지 않는 사람 10.2%, 경쟁적으로 달리는 선수 13.3%를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달리기 자체의 효과인지, 과거 부상이나 운동 습관 등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달릴 때 무릎에 큰 힘이 가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2022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달리는 동안 무릎뼈와 허벅지뼈 사이 관절에 작용하는 최대 힘은 평균 체중의 5.2배에 달했다.

그렇다고 큰 힘이 가해질 때마다 연골이 닳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달리기는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달리는 거리와 속도를 갑자기 늘릴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부상으로 무릎 앞쪽이 아픈 슬개대퇴통증증후군(러너스 니), 반월상연골판 파열,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등이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안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반달 모양의 연골 조직이다. 관절 표면을 덮고 있는 연골은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10월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울산소방본부 구급대원이 2026 울산마라톤대회 도중 탈진한 참가자를 응급처치하고 있다. 사진=울산소방본부

무릎 붓거나 걸리는 느낌 있다면 진료 받아야

달리기를 마친 뒤 허벅지나 종아리가 뻐근한 것은 흔한 근육통일 수 있다. 그러나 무릎의 특정 부위가 아프거나 붓고, 움직일 때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관절에 문제가 생겼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충분히 쉬어도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무릎이 붓고 열이 나면서 물이 찬 듯한 느낌이 든다면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릎이 걸리거나 빠질 듯한 느낌이 들 때, 무릎을 완전히 펴거나 굽히기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밤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특정 부위를 누를 때 날카롭게 아픈 증상 역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갑자기 무릎이 심하게 붓거나 체중을 실어 걷기 어렵다면 2주를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

사진=나누리병원

김 원장은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리면 단순 염증이 연골 손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관절 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약물·주사·재활 등 비수술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치료법은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운동량 조절과 약물치료, 재활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이 크게 찢어져 관절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비수술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작은 절개 부위로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손상된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연골 손상 상태에 따라 연골재생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관절염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오래 달리려면 지켜야 할 습관 3가지

첫째, 달리기 전후로 몸을 충분히 풀어준다. 달리기 전에는 5~1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다리를 움직이는 동적 스트레칭으로 준비한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허벅지와 종아리, 엉덩이 근육을 부드럽게 늘려준다.

둘째, 거리와 속도를 조금씩 늘린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지 말고 몸이 적응하는 정도에 맞춰 운동량을 조절한다. 발에 잘 맞는 러닝화를 신고, 오래 신어 밑창이 심하게 닳거나 쿠션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교체한다.

셋째, 근력 운동과 휴식을 병행한다. 허벅지와 엉덩이, 몸통 근육을 강화하면 달릴 때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 2~3회 근력 운동을 하고, 달리기 사이에는 충분히 쉬어 몸이 회복할 시간을 준다.

마라톤 완주나 기록 단축도 중요하지만, 통증을 참고 달리는 것이 강한 체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래 달리고 싶다면 기록보다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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