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헬스장을 찾던 26세 남성은 어느 날부터 운동 중 심한 가슴 통증을 겪었다. 사흘 전부터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할 때마다 가슴이 조여 오는 통증과 함께, 심장이 벌떡거리는 심계항진 및 호흡 곤란이 반복됐다. 휴식을 취하면 잠시 증상이 나아졌지만 운동만 다시 시작하면 고통을 겪었다.
지병(기저질환)을 전혀 앓지 않았던 이 환자는 주 3회씩 꼬박꼬박 헬스장을 찾을 정도로 신체 활동이 활발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 등 흔한 심혈관 위험 요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3년 전부터 일반 담배를 끊고 매일 일회용 전자담배를 꾸준히 피워온 상태였다. 병원을 찾기 3주 전에는 가벼운 감기 증상을 겪은 적이 있었다.
병원 응급실을 찾은 이 환자의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심장 근육 손상을 알려주는 고감도 트로포닌 수치가 정상 범위의 100배를 훌쩍 넘게 치솟았다. 심전도에서는 급성 심근경색을 뜻하는 현상(ST분절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곧이어 심장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혈관 조영술을 받은 결과는 더 놀라웠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3곳이 모두 막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상동맥은 오른쪽 관상동맥(오른관상동맥), 앞쪽 관상동맥(좌전하행동맥), 왼쪽·뒤쪽 관상동맥(좌회선동맥) 등 세 개다. 환자는 이 3대 주요 혈관이 모두 완전히 막혀 있는 삼중 총 폐색 상태였다.
의료진은 유전적 요인, 자가면역병, 혈관염 가능성을 모두 검토했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관상동맥의 모습이 일반적인 동맥경화증보다는 동맥염 형태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앓았던 고열 질환이나 장기간의 고농도 전자담배 흡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환자는 자신의 다른 건강한 혈관(내흉동맥, 복재정맥)을 이용해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영국 맨체스터대 NHS 재단 트러스트 연구팀은 이 사례 연구 결과(Triple Total Coronary Occlusions in a Young Adult: Looking Beyond Conventional Atherosclerotic Risk Factors)를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이번 사례는 관상동맥병이 중장년층이나 고령층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3곳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중증 관상동맥병은 전체 발생 건수 중 비중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전형적인 위험 인자가 없어 진단이 늦어지거나 예후가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보건당국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병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대와 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 고령층에 비해 젊은 층은 평소 건강을 과신하거나 가슴 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이라 하더라도 무리한 고강도 운동 중 가슴 압박감, 호흡 곤란, 극심한 피로감이나 심계항진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신속하게 정밀 심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사례는 평소 금연과 올바른 식습관 유지뿐만 아니라,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전자담배도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자주 묻는 질문]
Q1. 젊은 사람은 심혈관 위험 요인이 없으면 심근경색으로부터 안전한가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흡연이나 이상지질혈증 같은 전통적인 위험 인자가 없더라도 유전적 요인, 소아기 질환의 후유증, 또는 과도한 전자담배 사용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중증 관상동맥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2. 국내에서 20대와 30대의 허혈성 심장병 발생 추이는 어떠한가요?
A2. 고령층에 비해 절대적인 발생 비율은 낮지만, 보건 통계 등에 따르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허혈성 심장병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결코 방심할 수 없습니다.
Q3. 관상동맥이 모두 막혔을 때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A3. 여러 주요 혈관이 동시에 심각하게 막힌 다혈관 질환의 경우, 스텐트 시술보다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건강한 혈관을 채취해 막힌 부위의 우회길을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로 심장에 원활한 혈류를 공급하는 치료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