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 여성의 아랫배에서 12cm 크기의 덩어리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난소 종양을 의심했다.
하지만 수술에서 확인한 정체는 전혀 달랐다. 원래 왼쪽 갈비뼈 아래, 위(胃) 뒤쪽에 있어야 할 비장이 골반까지 내려와 있었던 것이다.
튀르키예 앙카라 에틀리크 시립병원의 귀나이 마마도바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국제학술지 《산부인과 연구 저널(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Research)》에 최근 발표했다.
난소 종양 의심했는데⋯골반에 내려온 비장
소말리아 출신 20세 여성은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검사에선 오른쪽 난소 부근에 큰 덩어리가 보였다. 의료진은 난소 종양을 의심했다.
하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중요한 단서가 드러났다. 정상이라면 왼쪽 윗배에 있어야 할 비장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수술 결과 골반의 덩어리는 아래로 내려온 비장이었다. 혈관도 꼬여 있었고, 조직 일부는 손상돼 있었다.
제자리 벗어난 비장, 혈관까지 꼬이면 위험
비장은 성인의 주먹만 한 장기로, 왼쪽 윗배에 있다. 혈액을 걸러 낡은 적혈구를 제거하고, 세균을 없애는 면역 기능도 돕는다.
비장을 제자리에 붙잡는 인대가 없거나 느슨하면 비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자리를 벗어나 움직이는 비장을 '유주비장(遊走脾臟)'이라고 부른다.
비장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비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까지 꼬일 수 있다. 혈관이 꼬여 혈액 공급이 끊기면 비장 일부가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다. 괴사는 혈액 공급 부족 등으로 신체 조직이 죽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여성도 비장을 보존하기 어려워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틀 뒤 퇴원했고, 10개월 뒤까지 특별한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비장을 제거하면 일부 세균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어 예방접종 등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사례는 아랫배에서 발견한 덩어리가 반드시 난소나 자궁에서 생긴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갑작스럽고 심한 복통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