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 식후 복통을 겪던 55세 남성이 갑자기 심한 복통과 구토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복통을 위산 역류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검사 결과는 달랐다. 담낭(쓸개) 속 담석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 위에서 음식이 빠져나가는 길을 막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외과의 매들린 류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지난 25일 국제학술지 《수술 증례보고(Case Reports in Surgery)》에 발표했다.
담석은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나 색소 성분 등이 굳어 생긴 돌이다. 주로 담낭에 생긴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담즙의 흐름을 막으면 복통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병원을 찾기 약 3시간 전부터 심한 통증을 느꼈고 구토 때문에 음식도 먹지 못했다.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수치와 백혈구 수는 정상이었다. 초음파검사에서 담석을 발견했지만 담낭염 징후는 없었다.

통증이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심해지자 의료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했다. 위가 크게 늘어나 있었고, 담낭과 십이지장 사이에는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겨 있었다. 담석이 이 통로를 통해 이동한 것이다.
담석이 담낭 벽을 오랫동안 압박하면 염증과 조직 손상으로 주변 장기와 연결되는 구멍이 생길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담석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 가운데 담낭과 십이지장 사이에 이런 통로가 생기는 경우는 약 0.3~0.5%에 불과하다.
남성은 두 가지 희귀 합병증을 동시에 겪었다. 담석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 위 출구를 막는 '부베레 증후군'과 담도를 심하게 손상하는 '4형 미리치 증후군'이다.
부베레 증후군은 담석으로 장이 막힌 사례의 2~3%를 차지한다. 4형 미리치 증후군은 담관이 심하게 손상된 가장 중증 유형이다.
수술 당시 간에서 나온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통로인 총담관은 원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손상돼 있었다. 간에서 총담관으로 이어지는 통로인 총간관도 앞쪽 벽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의료진은 내시경으로 담석을 꺼내려 했지만 돌이 너무 크고 단단해 실패했다. 결국 손상된 담낭 조직과 위 아랫부분, 십이지장 앞부분을 절제했다. 이어 음식과 담즙이 각각 소장으로 흐르도록 통로를 새로 만들었다.
남성은 수술 6개월 뒤 복통이나 소화장애 없이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다만 수술 흉터 부위에는 감각 저하가 남았다.
담석이 주변 장기까지 손상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후 복통이 반복되거나 구토가 심해진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