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7일 (화)

‘도미노 간이식’ 12년 뒤 발 저리고 설사까지⋯기증받은 간에 숨은 위험

브라질 75세 남성, 자신 유전자엔 변이 없는데 희귀질환 발생⋯이식 간에서 만든 비정상 단백질 원인 추정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수술대 앞에 서 있는 외과의사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이식을 받은 지 12년이 지난 남성에게 발 저림과 설사, 심한 혈압 변동이 나타났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 합병증을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다른 원인을 가리켰다. 의료진은 오래전 이식받은 간에서 단서를 찾았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립대 모이세스 압티볼 마샤두 등 연구진은 이 같은 75세 남성의 사례를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JACC 증례보고(JACC: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유전자검사는 정상이었는데⋯이식받은 간에서 단서

남성은 C형간염으로 간경변이 생겨 간이식을 받았다. 이식 12년 뒤 다리와 발바닥이 저리기 시작했고, 증상은 점차 심해졌다. 만성 설사와 심한 혈압 변동도 뒤따랐다.

의료진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의심했다. 다만 당뇨병만으로는 모든 증상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신경검사에서는 팔다리의 감각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말초신경뿐 아니라 혈압과 소화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복부 지방조직을 검사하자 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가 발견됐다. 아밀로이드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조직에 쌓인 물질로, 신경이나 심장 등에 축적되면 장기 기능을 손상할 수 있다.

그런데 남성 자신의 유전자검사에서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을 일으키는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과거 간이식 기록을 살피다가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도미노 간이식의 원리 AI 생성 그림

다른 환자에게서 떼어낸 간이 희귀질환의 원인?

남성이 이식받은 간은 유전성 아밀로이드증 환자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이 환자는 새로운 간을 이식받으면서 자신의 간을 다른 환자에게 제공했다. 이를 '도미노 간이식'이라고 한다. 일부 유전질환 환자의 간은 기능을 상당 부분 유지하기 때문에 다른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다.

문제는 이식받은 간에도 원래 기증자의 유전정보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트랜스티레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간은 이식 후에도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계속 만든다. 이 단백질이 오랜 시간 몸에 쌓이면 신경 등 여러 조직을 손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이 남성의 발 저림과 설사, 혈압 변동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직에서 발견된 아밀로이드의 정확한 종류를 확인하는 정밀검사는 시행하지 못했다.

남성은 신경통과 혈압 변동을 조절하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 의료진은 원인 단백질의 생성을 줄이는 파티시란 치료도 추진하고 있지만, 논문 작성 당시 투여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심장검사에서는 아밀로이드 침착을 시사하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합병증이 처음 보고된 것은 아니다. 2005년에도 도미노 간이식 8년 뒤 아밀로이드증이 발생한 사례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도미노 간이식을 받은 환자에게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발 저림이 심해지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와 혈압 변동이 나타나면 과거 이식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이번 사례는 유전성 질환 환자의 간을 다시 이식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일반적인 간이식 환자에게 같은 위험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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