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9개 지역 국립대병원이 처음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받았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립대병원의 심각한 인력난과 경영 적자 등 지역 의료 인프라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9개 국립대병원(강원대병원·경상국립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제주대병원)은 올해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되면서 처음으로 보건복지위 국감 대상에 포함됐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국립대병원⋯민간병원 가면 전문의 봉급 3배?
8일 열린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립대병원의 심각한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복지부로 이관한 것은 지역의 중증·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중심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9개 병원의 필수의료 진료과목 전공의 충원율은 약 43%에 그치고 경영도 대부분 적자"라고 말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도 올해 국립대병원 9곳 중 6곳은 필수의료과 전문의 충원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 충북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은 10%대에 그쳤다. 경상국립대병원은 2024년부터 매년 10명 안팎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3년 동안 단 한 명도 채용하지 못했다.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주요 원인으로는 민간 의료기관과의 임금 격차가 지목됐다.
김원섭 충북대병원장은 "지역 1·2차 의료기관의 필수의료과 전문의 보수는 국립대병원 전문의의 3배에 이른다"며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인건비 지급 상한이 정해져 있어 자체적으로 임금 체계를 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9개 병원 금융부채 1조5824억원⋯정부 지원 나서야”
병원들의 재정난 역시 주요 안건으로 거론됐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9개 국립대병원의 누적 금융부채는 총 1조5824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들 병원의 지난해 적자 폭은 평균 232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대병원의 적자 원인 중 하나로 사립대병원보다 비급여 진료 비중이 낮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립대병원이 수익성 높은 비급여 진료보다 '교과서적인' 진료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국립대병원이 사립대병원 수준으로 비급여 진료를 확대했다면 연간 약 3000억원의 추가 진료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 병원이 국민 진료비를 줄이고 건강보험 부담을 낮췄다면 정부가 나서서 그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립대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의 인력 확보와 재정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국립대병원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는 현 제도 때문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립대병원을 공공기관 지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재정경제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4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대한 '공공정책수가'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립대병원에 특화한 공공정책수가 신설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