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6일 (화)

암세포 대신 ‘암 주변 환경’ 노린다⋯한미약품, 차세대 항암기술 공개

FAP 표적 SMDC, 항체보다 작은 저분자 접합체 활용⋯췌장암 모델서 항암 효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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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글로벌 학회 '디스커버리 온 타깃 2026'에서 구연발표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암 세포 자체가 아닌 암을 둘러싼 '종양미세환경'에 약물을 전달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을 공개했다.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인 항원을 찾아가는 기존 항체약물접합체(ADC)와는 다른 방식이다.

한미약품은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글로벌 학회 ‘디스커버리 온 타깃 2026’에서 차세대 항암 기술로 개발 중인 종양미세환경 내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FAP)을 표적으로 삼는 저분자 약물접합체(SMDC)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항원인 종양연관항원(TAA)에 항체가 달라붙어 세포를 죽이는 독성 약물을 전달하는 항암 기술이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체의 분자 크기가 크고 종양미세환경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종양 깊숙한 곳까지 약물이 충분히 침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암 주변에 암연관섬유아세포(CAF)와 세포외기질(ECM)이 밀집된 종양미세환경에서는 약물의 확산과 암세포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항체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분자를 이용해 약물을 전달하는 SMDC에 주목했다. SMDC의 종양 조직 및 종양미세환경 침투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표적으로 FAP를 선정했다.

FAP은 종양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CAF)에서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이다. 정상 성인 조직에서는 발현이 제한적이지만, ADC에 잘 반응하지 않는 췌장암과 대장암 등 일부 소화기 고형암의 종양미세환경에서는 높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신약 발굴 플랫폼인 ‘DNA-암호화 라이브러리(DEL) 스크리닝 기술’을 활용해 FAP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구조의 저분자 화합물을 찾았다. 여기에 세포독성 약물을 접합한 SMDC 모달리티를 개발했다.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도 종양미세환경에서 활성화되도록 설계했다. 혈액 속에서는 약물이 안정적으로 이동하다 종양 부위에 도달하면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항암 효과를 확인한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FAP을 발현하는 세포를 이식한 생쥐에서 종양 성장이 억제됐으며, 사람의 췌장과 같은 위치에 종양을 이식한 췌장암 동소이식 모델에서는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관찰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SMDC 모달리티는 개별 암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항원의 발현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기존 ADC와 달리, 다양한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형성되는 종양미세환경의 CAF에서 발현하는 FAP을 표적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해당 연구 결과를 6~8일 미국 텍사스MD앤더슨암센터에서 열리는 '네이처 콘퍼런스-차세대 암 치료제(Nature Conference - Next Generation Cancer Therapeutics)'에서도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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