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 (수)

아기 낳다 숨진 한국 여성 “너무 많아”…산과 의사 사라지는 이유?

고령-고위험 임신부 증가 vs 응급 산과 상황은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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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이 완화되어 임신부가 늘어도 걱정이다. 산과 의사 부족으로 안전한 분만이 최대 과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옛날에는 아기 낳다 사망한 한국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과거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적었고, 의료 상황도 열악했다. 집에서 출산하는 여성은 돌발 상황에서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들이 있다. 의료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한국의 상황이다. 여성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고령, 고위험 임신부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반면에 산부인과 중 분만을 담당하는 산과 의사는 갈수록 줄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출산 중 사망 여성… 9년 만에 가장 많아

지난해 출산으로 숨진 임신부가 전년 대비 60% 정도 증가, 9년 중 최다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만 중 산과 합병증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출생아 10만명당 27명이었다. 2024년(17명)보다 59% 증가했다. 이는 2016년(28명) 이후 9년 중 가장 많았다. 사망 원인은 과다 출혈, 색전증 등 임신·분만 상태의 합병증이 꼽힌다.

고령-고위험 임신부 증가 vs 응급 산과 상황은 악화

지난해 35세 이상 고령 산모 출생아 비율은 37%나 됐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난임 등으로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신속하게 치료할 응급 산과 상황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임산부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출산 후 출혈이 꼽히고 있다. 아기를 낳은 후 발생하는 산후 출혈은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임산부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모성 사망자의 20∼30%는 산후 출혈이라는 자료가 있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 돈 적게 벌고, 소송 두려움

최근 고위험 임신부의 분만을 기피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산과 기피 현상으로 유능한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의료진이 동원되는 데다 의료사고 발생 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크다. 형사 처벌과 함께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열악한 지역의료를 위해 고향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다 엄청난 배상금 때문에 파산한 의사도 있다. 수도권의 큰 병원도 분만이 많을 수록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아 고민이 크다. 분만 수가(건강보험에서 받는 돈)가 너무 낮아 인건비, 재료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과 의사가 사라진다…우리 딸, 아기 어디서 안전하게 낳나?

서울의 동네 산부인과는 사라진지 오래다. 산부인과 이름을 내걸어도 ‘여성 건강’ 등 다른 분야를 진료한다. 위험한 분만을 담당할 여력이 안 된다. 대학 병원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전공의 모집 때 산부인과는 미달이 속출하고 특히 산과 의사는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 50, 60대 의사가 은퇴하면 대를 이을 젊은 의사가 없다.

성형, 피부미용은 세계적인 강국이지만 생명과 직결된 산과 상황은 열악하다. 고소득 선진국에선 임신·출산 중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비중이 감소 추세지만, 한국은 오히려 늘고 있다. 우리 딸이 안전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최근 귀가 따갑게 들었던 필수 의료 개선… 빨리 개선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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