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바운스가 설치된 야외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와 청소년 48명에게 피부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아일랜드에서 보고됐다. 이 가운데 22명에게서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이하 MRSA)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에어바운스에서 오랜 시간 밀접하게 접촉하며 논 상황이 집단발병의 가장 유력한 전파 경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일랜드 보건당국과 아일랜드어린이병원, 국립 MRSA 표준검사실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2026년 9월 10일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Eurosurveillance)》에 발표했다.
이번 집단발병은 지난해 가을 아일랜드 동부 더블린·미들랜즈 지역의 한 교외에서 열린 야외 모임과 관련해 발생했다. 행사에는 약 120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은 약 60명이었다. 현장에는 에어바운스 3개를 비롯해 여러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12세 아이 입원 뒤 드러난 집단발병
보건당국이 처음 파악한 환자는 12세 남자아이였다. 아이는 고름이 찬 작은 발진이 생기는 MRSA 모낭염 진단을 받고 입원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9일 전 해당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같은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 25명이 비슷한 피부 감염 증상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집단발병 조사가 시작됐다. 행사에 참석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5~16세 어린이와 청소년 총 48명이 피부·연조직 감염 사례로 분류됐다.
검체 검사에서 MRSA가 확인된 확진 사례는 22명이었다. 나머지 26명은 행사 참석 여부와 증상 등을 토대로 추정 사례로 분류됐다.
환자들은 모두 반점이나 농포, 발적, 물집 등 피부·연조직 감염 증상을 보였다. 감염 부위가 확인된 27명 가운데서는 다리, 특히 허벅지에 병변이 생긴 경우가 가장 많았다. 12명은 발열이나 메스꺼움, 구토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증상도 호소했다.
증상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다. 48명 가운데 34명은 행사 후 이틀 이내에 증상이 시작됐으며, 일부는 24시간 안에 증상을 보였다. 가장 늦게 증상이 확인된 사례는 행사 17일 후였다.
15명 병원 찾아…4명 입원 치료
환자 33명은 지역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15명은 병원 응급실 등을 찾았다. 이 가운데 4명이 입원해 평균 나흘 동안 치료받았다.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으며 사망자도 없었다.
환자들은 항생제 치료와 함께 소독용 세정제와 비강 연고를 사용해 피부와 코에 남아 있는 MRSA를 가능한 한 없애는 탈집락화(decolonization) 치료를 받았다.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증상이 없는 동거 가족들에게도 동일한 치료가 시행됐다.
환자들에게는 급성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학교나 보육시설에 가지 않도록 안내했다. 환자가 많이 다니는 지역 초등학교에는 손 씻기와 상처 관리 등 감염 예방수칙이 전달됐다. 에어바운스 제공업체에도 놀이기구를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하기 전까지 다시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에어바운스 자체가 감염원인지는 단정할 수 없어

48명 가운데 47명이 해당 행사에 참석했고, 이들은 모두 에어바운스를 이용했다. 최소 19명은 에어바운스에서 4시간 이상 놀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1명은 행사에 다녀온 뒤 증상이 생긴 아이와 지속적으로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가 열린 날은 따뜻하고 습했으며 간간이 비가 내렸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젖은 상태로 붐비는 에어바운스 안에서 몸을 부딪치며 격하게 놀았다고 진술했다. 연구진은 오랜 시간 이어진 밀접한 신체접촉과 습한 환경, 놀이 중 생길 수 있는 미세한 피부 손상이 균 전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최초 감염원이 누구였는지, 균이 사람 간 직접 접촉으로 전파됐는지 아니면 에어바운스 표면을 거쳐 전파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한 명 이상의 아이에게 이미 증상이 있는 감염이 있었고, 놀이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균이 퍼졌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공통 노출 요인 가운데 이 집단발병을 설명할 만한 요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MRSA 균주 확인…이례적인 전파 상황
22명의 검체에서 분리된 세균을 전장유전체 분석한 결과, 모두 같은 계통의 MRSA 균주로 확인됐다. 이 균주는 피부와 연조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판톤-발렌타인 류코시딘(Panton-Valentine leucocidin, PVL)’이라는 독소를 만드는 특성이 있다. 이번 집단발병은 아일랜드에서 기록된 MRSA 집단발병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MRSA 집단감염은 주로 피부 접촉이 잦은 스포츠 활동이나 보육시설, 사람이 밀집한 교정시설 등에서 보고돼 왔다. MRSA는 감염 부위나 피부에 직접 닿거나 수건·운동기구처럼 오염된 물건을 함께 사용할 때 퍼질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 어린이가 에어바운스에서 함께 놀다가 이 정도 규모의 MRSA 집단발병이 발생한 사례는 기존 과학 문헌에서 보고된 적이 없다.
피부에도 존재할 수 있는 균…상처로 침투하면 감염
황색포도알균은 건강한 사람의 코 안이나 피부에 별다른 증상 없이 존재할 수 있다. MRSA는 황색포도알균 가운데 메티실린을 비롯한 여러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을 말한다.
MRSA 감염 증상은 침범 부위에 따라 다르다. 피부와 피하조직에 감염되면 부기와 발적, 통증이 나타나고 고름집이 동반될 수 있다. 균이 혈액이나 폐 등으로 퍼지면 발열과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MRSA를 포함한 피부 감염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베이거나 긁힌 상처는 깨끗이 씻은 뒤 덮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수건과 옷 등 피부에 닿는 물건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에 통증을 동반한 붉은 부기나 물집, 고름이 생기거나 병변이 빠르게 번지면서 열이 난다면 직접 짜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번 사례는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Eurosurveillance)》에 ‘An outbreak of Panton-Valentine leucocidin-producing met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skin and soft tissue infection associated with bouncy castle use, Ireland, 2025’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에어바운스를 이용하면 MRSA에 감염될 수 있나?
A. 이번 조사만으로 에어바운스 이용 자체가 MRSA 감염을 일으킨다고 볼 수는 없다. 연구진은 붐비는 공간에서 오랫동안 몸을 맞대고 놀았던 상황과 젖은 피부, 미세한 상처 등이 전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Q2. MRSA는 피부에 닿기만 해도 감염되나?
A. MRSA가 피부나 코에 존재해도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를 보균 또는 집락화라고 한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거나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하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Q3. 아이 피부에 물집이나 고름이 생기면 모두 MRSA인가?
A. 아니다. 벌레 물림이나 마찰, 다른 세균 감염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붉은 부위가 커지거나 통증·열감·고름이 나타나고 발열까지 동반되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MRSA 감염은 병변에서 균을 배양하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시행해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