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 (수)

잘 늙은 사람들은 뭐가 달랐나⋯건강한 중고령자 ‘인지·디지털’ 두드러져

한국 중고령자 8444명 분석⋯건강한 노화, 질병 여부보다 기능·사회참여까지 함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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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화의 기준은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국내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이 '실험노인학(Experimental Gerontology)' 2026년 222호에 실렸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한국 중고령자 8444명을 분석했더니 단순히 질병이 적은 데서 나아가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사회와 디지털 환경에 참여하는 등 여러 영역에서 고르게 좋은 상태를 보이는 것이 ‘건강한 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아주대·연세대 공동 연구팀과 한국인의 건강한 노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만 45세 이상 8444명을 분석한 내용을 16일 공개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실험노인학(Experimental Gerontology)》 2026년 222호에 실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아주대·연세대 공동 연구팀은 7개 영역 26개 지표를 종합해 '건강노화지수'를 만들었다. 그래픽=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은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건강노화 개념을 바탕으로 신체기능과 인지기능, 심리적 건강, 생리적 건강, 사회적 안녕, 디지털 참여, 고령친화적 환경 등 7개 영역 26개 지표를 종합해 ‘건강노화지수(Healthy Ageing Index·HAI)’를 만들었다. HAI는 0~1 사이의 값으로 산출되며 점수가 1에 가까울수록 신체와 정신, 사회적 기능을 고르게 유지하며 건강하게 나이들고 있다는 의미다.

분석 대상자의 건강노화지수는 평균 0.758이었다. 여러 영역 가운데 특히 인지기능과 디지털 참여가 전체 건강노화 수준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이들 영역은 전체 건강노화지수와 0.68~0.79의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한국형 건강노화지수 타당성 분석 연구 논문이 실린 국제학술지 '실험노인학(Experimental Gerontology)' 2026년 222호 표지. 사진=사이언스다이렉트 홈페이지 캡처

논문에서 주목할 점은 ‘잘 늙는 것=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는 기존의 단순한 관점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만성질환 여부뿐 아니라 신체·인지·심리적 기능을 유지하고 사회에 참여하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까지 함께 살펴봐야 건강한 노화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건강노화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 기능 제한과 노쇠 정도는 낮았고, 신체·정신적 능력을 뜻하는 ‘내재적 역량(intrinsic capacity)’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은 높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6897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아주대·연세대 공동 연구팀이 만든 '건강노화지수'의 평균 점수. 그래픽=국민건강보험공단

다만 연구팀은 디지털 활동을 많이 하면 건강하게 늙을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디지털 참여와 건강노화 수준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일 뿐 인과관계를 입증한 건 아니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추적조사를 통해 건강노화지수의 변화가 실제 건강 결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건강보험·장기요양 자료 등과 연계해 향후 기능 저하와 노쇠, 돌봄 필요성 등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지도 검증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인 한은정 건강고령화정책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연합(UN)의 ‘건강노화 10년(2021~2030)’이라는 정책적 흐름 속에서 국내 중고령자의 건강노화 수준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향후 관련 정책을 개발·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 건강노화 코호트(KLHAS)’ 추적조사를 통해 건강노화지수의 변화 민감도와 예측 타당도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국민의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기 위한 예방·돌봄 정책 개발의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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