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 (수)

심근경색인데 첫 심전도서 놓칠 수 있다⋯FDA, AI 판독 모델 허가

파워풀 메디컬 ‘퀸 오브 하츠’⋯미국 3개 병원 1032명 첫 심전도 재분석, AI 판독 민감도 92%·기존 판독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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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 메디컬의 AI 심전도 분석 플랫폼 PMcardio 화면. ‘퀸 오브 하츠’는 12유도 심전도를 분석해 전형적인 심전도 기준으로 놓치기 쉬운 심근경색 신호를 의료진에게 제시한다. 사진=Powerful Medical

심장혈관이 급하게 막혀도 심전도에 전형적인 ‘ST분절 상승’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가 있다. 막힌 혈관을 서둘러 열어야 하는 심근경색인데도 첫 심전도에서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런 심근경색 신호를 찾아내는 인공지능(AI) 심전도 분석 모델을 허가했다.

미국 의료AI 기업 파워풀 메디컬(Powerful Medical)은 자사의 AI 심전도 모델 ‘퀸 오브 하츠(Queen of Hearts)’가 FDA의 ‘De Novo(드 노보)’ 허가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De Novo는 이미 허가된 같은 종류의 기기가 없을 때 FDA가 안전성과 성능을 심사해 새로운 의료기기 유형으로 분류하는 절차다.

FDA 공식 데이터베이스에는 ‘STEMI AI ECG Model’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됐다. FDA 결정일은 9월 3일이다.

ST분절 안 올라가도 혈관 막힌 심근경색 있다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 가운데 하나가 12유도 심전도(ECG)다. 가슴과 팔다리에 여러 전극을 붙여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12개 방향에서 기록한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특징적인 ST분절 상승이 나타나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을 의심한다. 이때는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여는 치료를 준비한다.

하지만 관상동맥이 급격히 막혀도 전형적인 ST분절 상승이 항상 나타나지는 않는다. 뒤쪽 심장근육에 생긴 심근경색이나 비정상적으로 높은 T파 등은 기존 STEMI 기준만으로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전형적인 ST분절 상승은 없지만 막힌 관상동맥을 빨리 열어야 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소견을 ‘STEMI equivalent’라고 부르기도 한다. 심전도 모양은 다르지만 비슷한 수준의 긴급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파워풀 메디컬에 따르면 퀸 오브 하츠는 12유도 심전도의 전체 파형을 AI로 분석해 전형적인 STEMI뿐 아니라 이런 비전형적인 신호도 찾아낸다. 기존 STEMI 판단이 정해진 심전도 기준에 맞는지를 주로 살핀다면, AI는 여러 파형의 특징을 함께 분석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구급차를 포함한 병원 전 단계와 응급실, 병원에서 사용하는 12유도 심전도를 분석하도록 이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판독서 놓친 심근경색, AI는 얼마나 더 찾았나

이 AI의 성능을 평가한 다기관 연구는 지난해 10월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심혈관중재술 학술대회 TCT 2025에서 발표됐다. 같은 날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 심혈관중재술(JACC: Cardiovascular Interventions)》에 온라인 공개됐고, 올해 1월 정식 게재됐다.

연구진은 미국 병원 3곳에서 2020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심근경색이 의심돼 응급 심장혈관 시술팀이 호출된 환자 1032명의 첫 심전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실제 진료 당시의 기존 판독과 별도로 AI가 같은 첫 심전도를 다시 읽도록 했다. 이후 혈관조영검사와 심근효소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두 판독 결과를 비교했다.

전체 1032명 가운데 601명(58.2%)이 STEMI로 확인됐다.

실제 STEMI 환자를 첫 심전도에서 찾아낸 민감도는 AI 판독이 92.0%, 실제 진료 당시 기존 판독이 71.0%였다. 민감도는 실제 환자를 얼마나 놓치지 않고 찾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AI는 STEMI 환자 601명 가운데 553명을 찾아냈다. 기존 판독에서는 427명을 찾아냈다.

반대로 STEMI가 아니었던 431명 가운데 잘못 STEMI로 분류된 비율은 AI 분석에서 34명(7.9%), 기존 판독에서 180명(41.8%)이었다.

다만 AI를 실제 응급실 진료에 적용해 치료 결과까지 비교한 연구는 아니다. 이미 진료가 끝난 환자의 첫 심전도를 AI가 다시 읽어 성능을 평가했다. AI를 쓰면 실제 치료시간이 얼마나 줄거나 생존율이 얼마나 높아지는지는 이 연구만으로 알 수 없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는 개발사와의 이해관계도 있다. 제1저자인 로버트 허먼 박사는 파워풀 메디컬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임상책임자다. 여러 저자도 회사 직원이거나 자문·주식 관련 이해관계를 공개했다.

AI 판독은 참고자료, 확진은 아니다

이번 허가는 AI가 심전도 한 장만 보고 심근경색을 최종 확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가슴통증 등 환자의 증상과 심전도 변화, 심장근육이 손상될 때 혈액에서 증가하는 단백질인 ‘트로포닌’ 검사 등을 함께 살핀다. 필요하면 심장초음파와 관상동맥조영술도 시행한다.

AI는 첫 심전도에서 전형적인 ST분절 상승이 보이지 않더라도 긴급한 관상동맥 폐색 가능성을 지나치지 않도록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다.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이나 호흡곤란, 식은땀처럼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증상이 계속된다면 첫 심전도에서 전형적인 ST분절 상승이 없더라도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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