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질환이나 소견을 찾아주던 의료영상 인공지능(AI)이 여러 영상 소견을 동시에 분석하고 판독문까지 작성하는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의료진이 영상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 발생 위험이나 치료 반응 등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 더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15일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메드텍 인사이트 2026’ 컨퍼런스에서 “결국 파운데이션 모델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가령 가슴 엑스레이를 다 봐준다는데 여기서 4개, 10개 가지고는 어차피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며 이 같이 밝혔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해 여러 질환이나 업무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 AI 모델을 말한다. 의료영상 분야에서는 영상과 판독문을 함께 학습하는 비전·언어모델(VLM)이 대표적이다.
김 부대표는 기존 영상 판독보조 AI가 결국 VLM 기반의 범용 판독 모델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흉부 X선 영상을 생성형 AI로 분석해 예비 판독문을 자동 생성하는 숨빗AI의 AI리드(Read)-CXR을 허가했다.
이 같은 기술이 보편화되면 현재 별도 의료기기로 제공되는 일부 영상 판독보조 기능이 향후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게 김 부대표의 설명이다.
이 경우 별도 의료기기로서 높은 보상을 받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PACS는 병원에서 촬영한 X선,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영상을 저장·전송하고 의료진이 이를 공유·판독하는 시스템이다.
김 부대표는 기술이 범용화될수록 AI 자체의 성능보다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진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의료영상 AI 기업 옥시핏을 사례로 제시했다. 옥시핏은 흉부 X선 판독보조 AI '체스트아이(ChestEye)'와 자율형 판독 AI '체스트링크(ChestLink)'를 개발했다.
체스트링크는 흉부 X선에서 명백한 정상 영상을 선별해 의사가 별도로 판독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자율형 AI다. 다만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자동으로 선별하는 비율은 전체 영상의 약 7~11%에 그쳐 영상의학과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율형 허가를 받지는 않았지만 여러 이상소견을 분석하고 판독문 초안까지 작성하는 체스트아이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의료진이 사용해 보고 AI 결과물을 신뢰하게 되면 판독문 초안을 확인·수정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대표는 의사가 영상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 발생 위험이나 치료 반응 등을 예측하는 AI는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환자의 의료 데이터와 미래 데이터를 결합해 미래에 병이 생길 확률을 예측하거나 어떤 항암제가 잘 들을지 판단하는 것은 의료진이 영상만 분석해서는 해 줄 수 없는 정보“라며 “의사가 제공하기 어려운 수준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길을 찾아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