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5일 (화)

피붙이 같은 반려동물과 나⋯‘몸속 세균’까지 이렇게 판박이?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중 87%, 인간 유행 균주와 일치” 드러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두 여성이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반려동물은 유전적·행동과학적·생태학적으로 인간과 닮아가는 놀라운 동질화 과정을 거쳐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강아지)과 반려묘(고양이) 등 반려동물에서 발견되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의 대다수가 인간 사회에서 유행하는 균주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본머스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수집된 개와 고양이의 ‘클렙시엘라 폐렴균’ 검체 712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중 약 87%가 인간에게서 유행하는 균주 유형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약물에 동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비율은 반려묘가 80%로 반려견(56.3%)보다 훨씬 더 높았다. 이처럼 고양이에게 다제내성 비율이 높은 이유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다량 품고 있는 고위험 균주(ST147)가 반려묘 검체에서 더 자주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반려동물 검체의 약 50%는 주요 항생제와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는 카바페넴 계열을 무력화하는 내성 유전자까지 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Companion Animals Harbour Globally Circulating Human-Associated Klebsiella pneumoniae Lineages and High-Risk Antimicrobial Resistance Clones)는 최근 국제 학술지 《국경간 및 신종 질병(Transboundary and Emerging Diseases)》에 실렸고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Studyfinds)’가 소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클렙시엘라 폐렴균은 사람과 동물의 소화기나 호흡기에 서식하는 세균이다. 평소에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신체 방어벽이 약해지면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이다. 폐렴 외에 요로 감염, 혈류 감염(패혈증), 상처 감염 등의 원인이 된다. 항생제에 쉽게 내성을 얻는 경향이 있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약 30%나 된다. 전체 양육 가구 중 약 75~80%는 반려견을, 약 14~20%는 반려묘를 키운다. 반려견은 약 540만 마리, 반려묘는 약 220만 마리 양육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반려동물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처럼 반려동물이 인간과 미생물 생태계까지 공유하는 현상은 결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과 가장 밀접하게 공존해 온 반려동물은 유전적·행동과학적·생태학적으로 인간과 닮아가는 놀라운 동질화 과정을 거쳤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설명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론과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내미생물군(마이크로바이옴)의 동조화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생활하는 동안 피부와 장내미생물군은 서로에게 스며들어,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동화됐다. 실제로 오랫동안 함께 산 반려가족은 장내 미생물 구성이 서로 비슷해진다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장내미생물군은 물론 감정·생리의 동질성도 매우 높다. 반려견은 주인의 미세한 심장 박동의 변화를 미리 알아차리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동조화하는 놀라운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서로 눈을 바라볼 때 분비되는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 루프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생물학적 경계를 넘어 하나의 유대 공동체로 묶여 있음을 증명한다. 양측의 깊은 교감은 신체 내부의 생태계까지 서로를 닮게 하는 매우 특별하고 강력한 연결고리다.

[자주 묻는 질문]

Q1. 반려동물이 나와 세균을 공유한다는 것은 건강에 위협적이라는 뜻인가요?

A1. 이번 연구는 반려동물이 인간과 동일한 세균 풀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반려동물이 직접 질병을 전파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닙니다. 다만 평소 기본적인 위생 관리와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Q2. 왜 반려견보다 반려묘에서 다제내성 균주 비율이 더 높나요?

A2. 연구 결과를 보면 다량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품고 있는 고위험 균주인 ST147이 고양이 검체에서 더 많이 검출됐습니다.

Q3. 겉보기에는 아무 탈 없이 건강한 반려동물도 내성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나요?

A3. 네, 그렇습니다. 겉보기에는 전혀 아픈 곳 없이 건강해 보이는 반려동물도 정기 건강검진이나 대변 검사 과정에서 다제내성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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