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마시는 우유와 치즈가 전립선 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아는 남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제품 섭취가 전립선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남성은 5명 중 1명에 그쳤다는 미국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비영리단체 책임의학의사회(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PCRM)는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에 의뢰해 미국 남성 1102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유제품 섭취가 전립선암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는 기존 연구를 알고 있던 응답자는 20%였다. 영양과 전립선암 위험의 관계를 의료진에게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20%에 머물렀다.
연관성을 들은 뒤 유제품을 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6%였다. 유제품에 전립선암 위험 관련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6%가 찬성했다. 이번 조사는 유제품이 전립선암을 일으키는지를 검증한 연구가 아니라, 관련 정보에 대한 인지도를 살핀 설문이다.
유제품과 전립선암의 관계는 기존 관찰연구에서 꾸준히 다뤄져 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공중보건대학원의 다그핀 아우네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2015년 《아메리칸 저널 오브 클리니컬 뉴트리션(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32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총 유제품 섭취량이 하루 400g 늘어날 때 전립선암 위험이 7% 높아지는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총 유제품과 우유, 저지방 우유, 치즈, 식이 칼슘 섭취량이 많을수록 전립선암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미국 폭스체이스암센터 인구과학부의 마릴린 첸 연구진도 2005년 같은 학술지에 3612명을 8~10년 추적한 연구를 발표했다. 유제품 섭취가 가장 많은 상위 3분위군은 가장 적은 하위 3분위군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2.2배 높았다. 저지방 우유 섭취가 가장 많은 집단의 위험은 1.5배 높게 나타났다.
식물성 식단의 연관성도 보고됐다. 미국 로마린다대 공중보건대의 예세니아 탄타망고-바틀리 연구진은 《아메리칸 저널 오브 클리니컬 뉴트리션(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애드벤티스트 건강연구-2’에서 남성 2만6346명을 분석했다. 암 등록자료로 전립선암 발생을 확인한 결과, 비건 식단을 따른 남성의 전립선암 위험은 다른 식사 유형을 따른 남성보다 35% 낮았다.
전립선암 환자 2000여 명을 분석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의 2023년 연구는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보충호에 학회 초록으로 실렸다. 식물성 식품 섭취가 가장 많은 집단은 가장 적은 집단보다 전립선암 진행 위험이 52%, 재발 위험이 53% 낮았다. 원문에서 제시한 56%와 59%는 빠르게 걷는 하위집단에서 나온 수치다.
이들 연구는 식습관과 암 발생·진행의 관계를 추적한 관찰연구다. 유제품이 전립선암을 직접 일으키거나 식물성 식단만으로 전립선암을 예방·재발 방지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전립선암의 식이 위험요인과 영양 상담에 대한 관심을 높일 근거로는 해석할 수 있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의 2026년 미국에서 전립선암 신규 환자 33만3830명이 발생하고, 3만6320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며, 암 사망 원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2640명으로, 남성 암 신규 발생의 15%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폐암을 제치고 남성암 발생 1위에 올랐다.
자주 묻는 Q&A
Q. 전립선암 위험이 높은 사람은?
A. 식단보다 나이와 가족력이 더 분명한 위험요인이다. 전립선암 위험은 50세 이후 높아지며, 아버지나 형제에게 전립선암 병력이 있으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2023년 기준 남성의 60대와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전립선암이었다. 유제품 섭취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연구되고 있을 뿐, 특정 음식을 먹었다고 개인의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다.
Q. 전립선암이 걱정되면 우유와 치즈를 모두 끊어야 하나?
A. 모든 남성에게 유제품을 완전히 끊으라는 확립된 권고는 없다. 연구마다 총 유제품, 우유, 저지방 우유, 전지우유의 결과가 엇갈린다. 유제품 섭취를 줄이려면 칼슘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전체 식단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위험이 있거나 치료 중인 사람은 의료진·영양사와 상의하는 편이 좋다.
Q. 식물성 식단만 먹으면 전립선암을 예방하거나 재발을 막을 수 있나?
A. 그 역시 보장할 수 없다.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서 전립선암 발생과 진행 위험이 낮게 나타난 연구가 있지만,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채소 과일 통곡물·콩류를 늘리는 식습관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전립선암 치료와 정기 추적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





